
경제난으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사태가 통제 불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이른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준비에 착수하며 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과 주요 도시 병원에는 사망자와 중상자가 한꺼번에 몰리며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와 글로벌 매체들은 사망자가 최소 100명을 넘어섰고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머리와 심장에 총상…병원과 영안실 수용 한계
영국 BBC가 접촉한 이란 내 복수의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머리와 심장 등 치명 부위에 총상을 입은 시위자들이 잇따라 실려 오고 있다. 테헤란의 한 의료진은 “젊은이들이 거의 즉사 상태로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병원 직원은 “부상자가 너무 많아 심폐소생술을 시도할 시간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 시신을 겹겹이 쌓아둘 수밖에 없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도실과 복도까지 임시 안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9일 밤 북부 라슈트의 한 병원에 시신 70구가 한꺼번에 운구됐지만 수용 공간 부족으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했다고 전했다. 테헤란 주요 안과 병원들은 비상 체제로 전환해 응급 진료만 유지하고 있으나, 급증하는 사상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국 31개 주 확산…사망자 100명 이상, 구금자 수천명 추산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시작돼 전국 31개 주, 300곳 이상 지역으로 확산됐다. 인권단체들은 현재까지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구금자는 수천 명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공식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글로벌 매체들은 진압 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했다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군사 개입 옵션 검토 마무리 단계
사태가 악화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 유혈 진압을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규정해 왔으며, 사망자 100명 이상이라는 추산은 이 선을 넘은 상황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선택지를 보고받았고 실행 여부를 두고 최종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테헤란 내 비군사 시설과 핵심 군사 시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에 가까워졌다”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전날에는 “필요하다면 가장 아픈 곳을 세게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내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도 군사 작전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 체제, 강경 진압 외 선택지 없는 국면
내부 반발과 외부 압박이 동시에 커지면서 이란 정권은 체제 존립의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시위를 외세가 배후에서 조종한 폭동으로 규정하며 강경 진압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가 35년 통치 기간 중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 지지층이던 상인 계층의 이탈과 전국적 시위 확산으로 정권의 통제력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기존 경찰 조직을 신뢰하지 못해 시위 진압 주도권을 혁명수비대 IRGC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글로벌 매체들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체제 존속을 담보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들 “결정적 순간” 강조
반체제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체제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SNS를 통해 시위대에 도시 중심부 장악을 촉구하며 행동 수위를 높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장기간 망명 생활로 이란 내 조직 기반이 약하고, 왕정 복고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해 실질적 정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번 이란 사태는 단순한 경제 시위를 넘어 체제 전복 가능성이 현실화된 국가적 위기다.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점은 상황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개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란 사태는 중동 전체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분수령으로 향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