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시의회는 7일, 쓰레기 수거 요금을 유닛당 월 55.95달러로 대폭 인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인상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된 것으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LA시가 오랫동안 쓰레기 수거를 과도하게 보조해온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같은 급격한 요금 인상은 이미 생활비 부담이 큰 LA 시민들에게 또 다른 재정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많은 LA 시민들은 쓰레기 수거 요금을 상당히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 시는 이번 요금 인상을 통해 심각한 재정 위기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쓰레기 수거 프로그램은 하루 약 50만 달러의 시 보조금으로 운영돼 왔는데, 시 관계자들은 현재의 재정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보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초 시는 거의 1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분투해야 했다.
매트 사보 시 행정관은 오랜 기간 시가 비용을 보조해 온 것이 이번 예산 적자에 한몫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훨씬 이전에 바로잡았어야 했습니다.”라고 사보는 말했다. “이번 요금 인상이 없었더라면 올해 보조금이 2억 달러를 넘겼을 것입니다.”
쓰레기 수거 요금은 지난 17년간 인상되지 않았고, 2016년 제정된 유기성 폐기물 처리 관련 주법은 운영비를 크게 증가시켰다. 또한 시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장비 비용 증가도 지출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새 요금은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단독 주택이나 4세대 이하의 다세대 주택 거주자는 유닛당 월 55.95달러를 내야 한다.
이는 기존에 트리플렉스나 포플렉스 거주자가 내던 월 24.33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며, 단독주택 및 듀플렉스 거주자가 내던 월 36.32달러에 비해서도 약 50%의 인상이다.
이들 고객은 검은색 통에 일반 쓰레기, 파란색 통에 재활용품, 초록색 통에 유기성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며, 시 환경미화원이 주 1회 수거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요금은 향후 4년간 추가로 10달러가 더 인상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인상된 요금이 실제 쓰레기 수거 비용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며, 롱비치, 패서디나, 컬버시티, 글렌데일 등 인근 도시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치솟는 보험료, 임대료, 식료품 가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LA 시민들 사이에서는 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EZ-SAVE 또는 라이프라인 프로그램 대상자는 요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시의회는 이번 인상안을 12대 2로 통과시켰으며, 모니카 로드리게스와 애드린 나자리안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시의회는 지난주에도 시내 주차 요금과 운영 시간을 인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쓰레기 수거료 인상에 반대한 로드리게스 의원은 “26억 달러 규모의 컨벤션 센터 확장을 승인한 후, 시의회가 주민들에게 쓰레기 수거와 같은 기본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는 것은 근로 시민들의 우선순위를 반영하지 않는 것입니다. 양심상 이러한 접근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정 위기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었으며, 올해 초 예산 심의 과정에서 그 전모가 드러났다. LA시는 예상보다 낮은 세수, 늘어난 법적 책임금, 시 공무원 대상 대규모 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재정 압박을 겪고 있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올 봄에 발표한 예산안에서 1,600명 이상의 시 직원 해고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시의회와 함께 다양한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해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번 쓰레기 요금 인상안의 최종 표결은 약 6개월 전 시의회가 사전 승인한 후 이뤄졌다.
요금 인상 절차는 1996년 주민발의안 218호에 따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해당 법안은 지방정부가 세금 및 요금을 쉽게 인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시는 요금 인상을 추진하기 위해 공개 청문회를 열고, 영향을 받는 모든 주민에게 사전 통지문을 우편으로 보내야 했다.
요금 인상 조례는 아직 시장의 서명과 시 서기의 공식 공표를 거쳐야 하며, 공표 후 최소 31일이 지나야 발효될 수 있다. 따라서 시행 시점은 빠르면 11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 예산은 요금 인상이 10월 1일에 시행된다는 가정 하에 편성돼 있었기 때문에, 이로 인해 하루 5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날 시의회 표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의회는 다음 주 조례를 읽고 공식적으로 승인한 후 시장에게 송부해야 한다. 이 과정의 지연으로 시는 약 350만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다. 시장실은 조례가 송부되는 즉시 캐런 배스 시장이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월 중순까지의 지연은 시에 최소 2,200만 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기며, 또 다른 예산 조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같은 대폭적인 요금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주민은 공개 의견서에서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도 간신히 지붕 하나 유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LA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이를 더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히스토릭 하이랜드 파크 지역위원회 또한 요금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주민들은 이미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요금 부담은 “공정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LA시가 마지막으로 쓰레기 수거 요금을 인상했던 것은 2008년 여름이었다.
LA는 이 같은 사실을 강조하며 수거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득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