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크림케이크 ‘크레무프카’, 전통 만두 ‘피에로기’, 양배추롤 ‘고웜프키’….
폴란드는 미식의 나라다. 폴란드땅에는 과거부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무역로들이 교차했다. 먼 나라에서 온 상인들은 폴란드에 와서 호박(琥珀)을 얻고 그 답례로 특이한 향신료와 조리기법을 전했다.
리투아니아인은 폴란드인에게 고기를 소금에 절여 건조하는 기술을 전해줬고, 프랑스 요리는 폴란드의 디저트에 영향을 미쳤다. 폴란드 요리에는 유대인 요리의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부터 동양적인 맛까지 온갖 다채로운 맛이 담겼다.
피오트르 오스타세브스키 주한 폴란드대사, 안제이 아렌다르스키 폴란드상공회의소 대표, 안나 와고지니스카 폴란드투자무역청 대표, 피오르트 제만 폴란드 정육 육류 가공품 생산자협회 회장 등은 3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테이스트 폴란드’ 기자간담회와 시식 행사를 갖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키워낸 식재료를 전통적으로 조리한 요리들을 소개했다.
폴란드관광청에 따르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9년 고향 바도비체를 방문해 학교 친구들과 바도비체 광장에 있는 빵집에 가서 먹었던 크림케이크 ‘크레무프카’를 회상했다. 바로 이튿날 바도비체의 모든 카페와 제과점에 크레무프카를 찾는 주문이 밀려들었다. 그때부터 이 케이크는 ‘교황의 크레무프카’로 알려졌다.
사각형의 연한 프랑스식 퍼프 페이스트리 두 장 사이에 크림과 커스터드를 두껍게 채운 형태로, 브랜디의 맛이 살짝 난다.
◆가장 폴란드적인 요리…전통만두 ‘피에로기’
전통만두 ‘피에로기’는 가장 폴란드적인 요리다.
피에로기의 반죽은 매우 쉽게 만들 수 있다. 밀가루에 물과 달걀을 넣어 치대고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하면 된다. 여름에는 폴란드 식탁에 딸기, 유럽블루베리, 체리 등 온갖 과일로 속을 채운 피에로기가 올라온다.
폴란드인들은 달콤한 코티지치즈가 들어간 피에로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코티지치즈 사이에 건포도가 점점이 들어갈 때도 많다. 수바우키 지역의 피에로기에는 지역에서 채취한 버섯이 들어가며, 마워폴스카 지역의 러시아식 피에로기는 코티지치즈, 으깬 감자, 잘게 썬 양파가 들어간다. 폴란드 어느 지역에서든 맛 좋은 피에로기를 찾아낼 수 있다.
◆신선한 토마토소스와 함께 먹는 양배추롤 ‘고웜프키’
폴란드의 양배추롤을 가리키는 ‘고웜프키’는 원래 ‘비둘기’라는 뜻이다. 고웜프키가 비둘기 가슴을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고웜프키의 재료는 저민 고기와 거무스름하게 볶은 양파, 익힌 쌀, 삶아서 말린 버섯 등이다. 이들 재료를 삶은 양배춧잎에 조심스럽게 싼 뒤 익혀 주면 요리가 완성된다.
고웜프키는 신선한 토마토 소스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농산물·과일·고기 가공 인공적 요소 최소화”
피오트르 오스타세브스키 주한 폴란드대사는 “전쟁과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폴란드의 전통 음식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최근 폴란드는 전통의 맛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폴란드 음식의 장점은 굉장히 건강에 좋은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제이 아렌다르스키 폴란드상공회의소 대표는 “한국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도 폴란드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여러분이 폴란드 음식을 먹어보면 어떻게 생각할 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피오르트 제만 폴란드 정육육류가공품 생산자협회장은 “폴란드는 농산물·과일·고기 등의 가공 과정에 인공적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항생제·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10년 전만 해도 저희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품질”이라고 자신했다.
유럽연합은 식품에 대해 엄격한 생산규칙을 적용한다. 항생제와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 복지를 지켜 생육한다. 도축 후에도 살균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최단기간 내 유통한다. 오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엑스푸드위크 2022’를 찾으면 폴란드의 전통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