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 지구궤도 2차 시험비행이 실패했다.
그러나 새롭게 적용한 ‘핫 스테이징’ 분리 방식은 성공,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륙 때 부스터 랩터 엔진 33개를 모두 점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AP, CNN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 중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3분 미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십 전용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두 번째 시험 발사했다. 스페이스X는 이륙 35분 전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이륙했고 약 3분 후 1단부 발사체 ‘슈퍼헤비’와 2단부 ‘스타십 우주선’ 분리에 성공했다.
그러나 2단부 스타십 우주선은 발사 8분 만에 고도 약 148㎞ 부근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이에 스페이스X는 우주선 자폭 시스템을 작동시켰고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tarship liftoff in slow motion pic.twitter.com/PuWMVyU6Lc
— SpaceX (@SpaceX) November 18, 2023
그럼에도 새로 선보인 ‘핫스테이징’ 분리는 성공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핫 스테이징은 통상 2단 엔진이 1단부와 분리된 후 켜지는 것과 달리, 분리 전 2단 엔진이 점화된다. 이를 통해 성능을 최소 10% 향상할 수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핫 스테이징 분리 방식 성공 여부가 스타십 2차 시험발사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번 시험 때 이륙 시 발사체의 랩터 엔진 33기가 모두 점화됐는데, 이것은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1차 시험 때는 33기 중 6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아울러 시험비행은 8분 간 이뤄져 지난 4월 1차 때보다 두 배 더 오래 비행했다.
CNN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실패였지만 성공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흥미진진한 스타십 두 번째 시험 비행에 참여한 스페이스X 팀 전체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스타십은 슈퍼 헤비 부스터에 탑재된 랩터 엔진 33개 모두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이륙해 단계 분리를 이뤘다”고 적었다.
또 “1단부가 분리 직후 예정에 없던 급격한 ‘분해’를 겪었고 (스타십은) 몇 분 간 우주로 이동했다”면서 “이번 시험은 스페이스X가 다행성 생명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타십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X에 “오늘 시험 비행에서 진전을 이룬 (스페이스X) 팀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우주비행을 할 수 있다는 정신과 대담한 혁신이 요구되는 용감한 모험”이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시험은 배우고, 또 다시 비행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나사와 스페이스X는 함께 인류를 달과 화성, 그 너머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스타십은 지난 4월20일 첫 시험비행을 실패한 바 있다. 이륙 후 1, 2단 분리에 실패했고 약 4분 만에 멕시코만 상공에서 자폭 시스템을 작동해 폭발했다.
이날 2차 시험비행은 당초 17일로 예정했으나 그리드 핀 액추에이터 교체를 위해 하루 연기됐다. 그리드 핀 액추에이터는 슈퍼 헤비 로켓에 장착된 와플 모양의 구조물로, 추진체가 지구로 귀환할 때 사용된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번 시험 때 인명피해나 공공재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사상 최대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이다. 로켓과 우주선을 합한 총 길이가 약 122m에 달한다. 궤도에 도달해 지구를 한 바퀴 돈 뒤 하와이 제도 카우아이 해안에서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것을 시험하고 있다. 로켓과 우주선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