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이 25일부터 고향인 뉴욕시 법원에서 강간 혐의 재판을 받는다.
강간 혐의지만 25년 전인 1998년에 일어났다고 주장되어 공소 시효가 한참 지났다가 한시적 특별법 ‘성인 생존피해자 법’으로 제소된 것이어서 민사재판이다. 원고 여성을 ‘사기꾼’으로 몰고 있는 피고 트럼프는 법정에 안 나와도 되나 배심원에게 잘 보이려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76)는 올 4월에 재판 ‘복’이 터졌다. 4일 뉴욕주 소속 뉴욕시 남부 1심 법정에 나와 대배심이 기소 결정한 34건의 회계장부 조작 및 선거법 위반 혐의에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준 혐의다. 사법관할 구역서 뉴욕시 남부는 뉴욕 카운티 혹은 맨해튼으로 불리며 알빈 브랙 지역검사장의 기소 요청을 대배심이 모두 들어줬다.
이어 13일에는 뉴욕주의 레티사 제임스 검찰총장이 트럼프와 그 가족을 상대로 낸 재판과 관련해 비공개 장소에서 증인선서 후 진술했다. 은행 대출을 많이 얻어내기 위해 자산가치를 왕창 부풀려 기재한 금융위반 혐의의 민사소송이며 주 검찰총장이 요구한 배상액은 2억5000만 달러다. 수백 가지의 원고 측 질문에 답하는 단계로 아직 정식 재판 이전이다.
25일의 강간혐의 민사재판도 뉴욕시 맨해튼에서 열리나 법원이 뉴욕주 아닌 연방 사법부 소속으로 뉴욕주 남부(SDNYUS) 지방법원에서 1~2주일 정도 이어질 전망이다. 원고는 강간 혐의 제기에 거짓말쟁이라고 손가락질한 피고에게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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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진 캐롤(79)이라는 여성 원고는 작가 겸 전 잡지 칼럼니스트다. 원고 주장에 따르면 캐롤과 트럼프는 25년 전에 고급 맨해튼 백화점인 버그도르프 굿맨에서 우연히 몸을 부딪혔다. 트럼프는 뉴욕시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로 타블로이드에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나오던 유명 인사였고 캐롤은 작가 겸 텔레비전 진행자였다.
그때 트럼프가 캐롤에게 여성에게 할 선물을 고르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꽉끼는 스포츠용 원피스인 바디슈츠를 보고 농담으로 둘 중 한 사람이 저것을 입어봐야 한다며 누가 할것인가를 두고 다퉜다. 결국 두 사람이 같이 드레싱 룸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거기서 트럼프가 캐롤을 벽으로 밀어부치고 캐롤의 바지 지퍼를 내린 뒤 강간했다고 캐롤은 진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그런 일은커녕 그 여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3건의 재판 외에 또 최소한 3건의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모두 형사재판으로 하나같이 매우 중대한 사안들이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트럼프가 2020년 11월 대선 개표 때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전화해 부정 개표를 요구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듣고 곧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결정이 끝나고 공표만 남았다는 보도도 있다.
연방 법무부의 메릭 갈런드 장관은 2021년 1월6일 극우 폭도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를 선동 혐의로 기소할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 퇴임 후 반납해야될 기밀문서를 무단히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가지고 갔다는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갈런드는 이 사안 모두에 특별검사를 지명했다.
기소가 결정되면 이 3건의 형사재판은 오래 걸리고 선고형도 무거울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법으로는 설사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수감 중이라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 뿐아니라 당선되면 거기서 국가를 다스릴 수도 있다고 한다.
반면 미국 대부분 주는 수형자는 물론 징역 1년 이상을 복역하고 나온 중죄 전과자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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