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들끓고 있다. 수업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 교사가 퇴근길에 끔찍한 참수형을 당한 사건에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지난 18일 파리 중심부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열린 사무엘 파티 추모행사에 수많은 추도객들이 운집했다. 이날 파리 뿐 아니라 리옹, 스트라스부르, 낭트, 마르세이유 등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추모집회가 열려 고인을 추모하고 극단주의에 대해 연대해서 맞설것을 다짐했다.
시위대는 파티의 사진과 ‘내가 사뮈엘이다’, ‘내가 교사다’ 등의 팻말을 들고 나와 연대를 표시했다.
지난 16일 오후 5시(현지 시각) 파리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콩플랑-생트-오노린의 대로변에 목이 잘린 시신이 발견됐다.
인근 중학교에서 역사·지리를 가르치는 47세의 사뮈엘 파티라는 교사였다.
즉시 출동한 경찰은 도주하는 용의자를 찾았고, 무기를 들고 저항하려하자 사살했다.
범인은 압둘라 안초로프라는 이름의 18세 소년으로, 러시아 내 자치 지역인 체첸공화국 출신이었다.
체첸공화국은 주민의 절대다수가 수니파 이슬람교도다. 압둘라는 6세 때인 2008년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했으며, 지난 3월 가족과 함께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숨진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다는 취지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주간지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한 범인이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압둘라는 범행 직후 트위터에 사뮈엘의 자른 목의 사진과 함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저주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밤 범행 현장을 찾은 마크롱은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범죄”라고 규정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