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들이 흑인 현역 육군 중위의 차량을 이유 없이 세워 총기를 겨누고 페퍼스프레이를 뿌리는 폭행을 한 사실이 뒤늦에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현역 미군 장교 마저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경찰의 폭력을 피할 수 없었다며 흑인 장교에게 총기를 겨누고 페퍼스프레이를 뿌린 백인 경찰 2명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는 캐롤 나자리오 미 육군 중위가 버지니아주 윈저경찰국의 백인 경찰 조 구티에레즈와 대니얼 크로커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나자리오 중위가 이들을 고소한 것은 지난 해 12월 5일 윈저에서 발생했던 사건 때문이다.
당시 이 두 백인 경찰은 나자리오 중위가 운전 중이던 SUV 차량을 정지시켰다. 그리곤 나자리오 중위에게 폭언을 하고 총을 겨누고 페퍼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폭행을 했다.
Army Lt. Nazario was driving his new car home. He was pulled over, pepper sprayed, and arrested without explanation.
This is racism. It’s about the domination and humiliation of a Black man because he asked questions and “didn’t comply.” pic.twitter.com/RFE79TjWJ8
— Julián Castro (@JulianCastro) April 10, 2021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경찰은 나자리오 중위의 차를 세운 뒤 “안에 몇 명이 타고 있냐”고 묻자 나자리오 중위는 혼자 타고 있다며 무슨 일때문에 그러느냐고 되물었다.
나자리오 중위는 당시 운전석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U.S. Army 마크와 성조기 표시가 붙어 있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경찰의 대응은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고함을 지르며 총을 겨누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자리오 중위는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내리는 것이 무섭다. 무엇때문인지 말해달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차에서 내려라 체포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나자리오 중위는 손을 창밖으로 보이며 무기가 없음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 순간 경찰 두 명 중 한 명이 페퍼스프레이를 나자리오 중위의 얼굴에 세 차례 분사했다. 스프레이를 얼굴에 맞은 나자리오 중위는 괴로워하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며 “숨을 쉴 수 없다. 나는 장교다. 이 나라를 위해 군복무 중인 나에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중위를 차에서 끌어내린 뒤 팔을 뒤로 꺾고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리고 수갑을 채웠다. 경찰은 중위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기도 했다. 그리곤 “당신이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리쳤다.
이 영상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미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조카인 미나 해리스는 “나자리오 중위 사건에 눈물을 흘렸다. 그가 밝은 주유소에 차를 세우지 않았으면 지금 살아있지 못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줄리앙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은 “이건 인종차별이고 흑인에 대한 멸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백인 경찰이 군복을 착용한 미 육군 현역 장교를 아무런 이유없이 총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사건으로, 인종적 요인 없이는 설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아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미타임스는 미육군 관련 매체들도 이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는 등 미군 병사들과 군 당국과 이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