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시위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유혈충돌 사태를 촉발시켰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이 마침내 철거됐다.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은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상징물이었다.
10일 샬로츠빌시는 이날 역내 공원에 있는 남부연합 기념물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석조 받침대에서 들어올려 철거했다.
동상이 들어올려지는 순간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남부연합깃발을 흔들며 여전히 불만스런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는 백인들도 적지 않았다.
또, 샬로츠빌시는 이날 토마스 잭슨 장군의 동상도 철거했다. 잭슨 장군 역시 남부군 장군으로 남부연합의 상징물 중 하나이다.
당초 샬로츠빌 시의회는 지난 2017년 2월 이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으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발과 항의 시위로 지난 4년간 철거를 집행하지 못했다. 유혈 충돌 후 버지니아 법원이 같은 해 10월 동상 철거를 막는 판결을 내리며 동상 철거 작업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4월 주대법원이 이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자 시의회는 지난 7일 동상철거를 재의결해 결국 10일 동상을 100여년만에 끌어내려졌다.
당시 시위는 8월 11일부터 샬로츠빌에서는 6000여명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모여 과격 시위를 벌였고 시위과정에서 3명이 숨졌다. 승용차 1대가 시위 현장에 돌진해 3중 추돌사고가 일어나면서 1명이 사망했고 시위 안전을 지원하던 경찰 헬기가 추락하면서 경촬관 등 2명이 숨졌다. 당시 부상자만도 최소 35명에 달했다.
이 시위는 백인 우월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KKK)이 배후로 지목돼 인종 갈등이 심화됐다.
이 당시 데이비드 듀크 전 KKK 대표는 “우리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결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에 맞서 흑인 민권단체 등이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이 동상 주변은 흑백 갈등의 첨예한 전쟁터가 되어 왔다.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 된 로버트 리 장군은 남북 전쟁 때 남부군 총사령관을 맡아 북군을 상대로 뛰어난 전공을 세웠지만 최후엔 패배했다. 미 역사상 몇 안되는 명장으로 꼽히지만 . 인종차별주의자였으며 흑인의 투표권을 반대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