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에서 가장 나이 많은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14일 ‘드디어’ 내년 11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정계 은퇴 ‘계획’을 발표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민주당이며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그녀의 이날 발표에 실망을 표한 사람들이 많았다. 은퇴 계획이 아니라 당장 은퇴한다고 발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야멸찬 반응이 상당했다.
파인스타인은 1933년 6월 생으로 89세다. 내년에 90세가 되나 내년 11월 선거에 나갈 수도 있다는 의사를 은연중 드러내왔던 만큼 이날 발표는 기정사실이 아니라 오랜동안 기다려왔지만 확신할 수 없는 일이 드디어 일어난 사태로서 미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여성 의원 파인스타인은 45세인 1978년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당선돼 10년 간 재직하고 59세인 1992년에 연방 상원에 진출해 내년까지 만 32년을 미국 최대 주를 대표하는 등 여성 앞에 놓인 벽과 위에 얹힌 천장을 차례로 깨는 선구적 인물이었다.
첫 상원 진출이 보궐선거여서 내년으로 6선이 되는데 의정 활동에서도 여성과 수감자 인권 그리고 총기 제한에 저돌적으로 앞장서 민주당 지지자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6선에 성공한 직후인 3,4년 전부터 80대 후반의 파인스타인 의원은 의사당 현장에서 기억력 상실을 의심케 하는 여러 장면을 노출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의 치매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넷 상에 떠돌면서 공화당보다 민주당원들이 ‘어서 빨리 은퇴하고 다른 사람에게 길을 터줘라’는 볼멘소리를 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파인스타인은 은퇴에 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그녀를 보는 젊은 민주당 당원들의 시선이 갈수록 험해졌다.
상하원은 의원의 장기 연조가 갖는 특혜가 너무나 강해 최고령 의원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노령 의원들이 핵심위원회의 위원장 직을 도맡으면서 최대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번 회기 때까지 상원 최다선으로 상원 임시의장을 맡았던 의원은 민주당의 패트릭 레이히 의원이었다. 레이히 의원은 1975년부터 지난해까지 48년 간 8선을 역임하고 82세로 퇴임했다. 레이히 의원 대신 상원 임시의장을 맡게 된 의원은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의원으로 막 8선에 들어갔는데 나이가 89세다. 그래슬리는 생월이 9월이어서 동갑의 파인스타인보다 3개월 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