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이 고등교육 입학 과정에서의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을 뒤집은 가운데, 동문 자녀의 입학을 우대하는 이른바 ‘레거시 입학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보스턴 소재 비영리기구 ‘민권을 위한 변호사(LCR)’가 3일 연방 교육부를 상대로 하버드대의 레거시 입학 제도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문제 제기는 흑인 및 라틴계 공동체를 대리해 이뤄졌다. LCR에 따르면 지난 2014~2019년 기준 레거시 입학 제도 및 기부 입학 제도를 활용해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이들 중 백인 비중이 거의 70%에 달한다.
이들은 아울러 기부 입학의 경우 입학 가능성이 일반 입학자의 7배, 레거시 제도 입학의 경우 일반 입학자의 거의 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레거시 입학 제도가 흑인과 라틴계, 아시아계 등 유색인에 체계적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기부·레거시 입학이 하버드대의 교육 목표에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들은 “매년 하버드대는 수백 명의 거의 백인으로 이뤄진 학생들에 특별한 혜택을 준다”라며 “이는 그들이 성취한 업적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그의 친척이 누구인지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교육부가 ▲하버드대 기부·레거시 입학 제도를 조사하고 ▲해당 제도가 인종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1964년 민권법을 위반한다고 선언하며 ▲이 제도가 계속될 경우 하버드대를 상대로 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번 움직임은 지난달 29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고등교육 입학 과정에서 시행되는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어퍼머티브 액션)을 위헌으로 판단한 이후 이뤄졌다.
대법원의 해당 판단이 나온 이후 일각에서는 소수 인종 우대 정책보다 레거시 입학 제도가 더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시 연설을 통해 “레거시 입학을 비롯해 기회 대신 특혜를 확대하는 관행”에 관해 교육부에 조사를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