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건물 수천채가 불에 타고 1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역대급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소극적인 입장 표명 구설에 오르고 있다.
피해 복구와 피해자 위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던 지난 주말에는 해변에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며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조차 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1주년 연설을 진행하며 “아내 질 바이든과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를 방문하겠다”면서 “진행중인 복구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발언했다.
화재 참사가 발생한 마우이섬을 직접 방문해 구조 및 복구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처음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화재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나와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더욱이 현지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관련 사안을 언급한 이후 전날까지 나흘 동안 관련 사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기간 날마다 사망자가 늘어나 100여년 만의 최대 화재 참사라는 평가가 나왔음에도 국가 수반이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다.
I just got off the phone with @GovJoshGreenMD – following a call with @FEMA_Deanne – to discuss Hawai'i's recovery after the deadliest wildfire in a century that has claimed 99 lives.
I reassured the Governor that Hawai'i will continue to have everything it needs from the… pic.twitter.com/dE7awuUUU5
— President Biden Archived (@POTUS46Archive) August 15, 2023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델라웨어주 별장 인근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며 주말을 보내던 중 관련 사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도 “상황을 보고 있다”는 말만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은 위기의 시대에 공감하는 정치인으로 출마했지만, 마우이섬에 대한 반응을 두고 정치 평론가들은 그때 그 바이든 대통령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며칠 동안 화재 문제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바이든의 정적과 비판자들에게 공격할 기회를 열어줬다”고 분석했다.
미 NBC도 지난 며칠간 공화당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재난 대응에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보수성향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해변 사진을 화재 영상과 함께 다루면서 비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게시한 영상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마우이섬 비극을 돕거나 언급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은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