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이 새 의장 선거에서 100년 만에 처음으로 1차 투표에서 당선자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이어진 2차와 3차 투표에서도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3일 하원이 118대 의회 개원일인 이날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장 선출에 나섰지만, 당선자를 끝내 확정 짓지 못해 휴회를 결정했다. 하원은 오는 4일 오후 회의를 재소집해 하원의장 선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의장 선거 1차 투표가 부결된 것은 1923년 이래 100년 만이다. 당시 사흘 동안 9번 투표를 거쳐 공화당 프레더릭스 질레트 하원의장이 당선됐었다.
이날 투표에서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미 하원의장 선거는 알파벳 이름순으로 호출된 의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의원의 이름을 호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원의장에 당선되기 위해선 기권표를 제외한 과반 득표가 필요하다. 사망으로 인한 결원 1명을 뺀 현재 재적의원 434명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218표만 얻으면 당선이 확정된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민주당 제프리스 의원이 212표를 얻었고 매카시 의원은 이보다 적은 203표를 받았다. 이 외에 공화당 강경파들이 앤디 빅스 의원에게 10표를 줬고 9표는 기타 의원에게 돌아갔다.
Rep. @Jim_Jordan nominates @GOPLeader Kevin McCarthy for Speaker. pic.twitter.com/EKh71QQf40
— CSPAN (@cspan) January 3, 2023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탈환해 전체 의석 435석 중 222석을 차지(민주당은 213석)했다. 공화당이 결집하면 수월하게 하원의장을 배출할 수 있지만 1차 투표에서 19명이 이탈하며 매카시 원내대표는 제프리스 원내대표보다도 9표나 덜 받았다. 공화당 반란표가 5명만 돼도 부결되는데 이탈자가 예상보다 더 많은 것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를 위해 의장 사임 요구 절차 등 여러 의사규칙 변경을 주장하며 매카시 의원에 대한 지지를 보류해왔다. 여기에 매카시 원내대표 선출을 반대하는 당내 강경파(이른바 ‘네버 케빈’ 무리)가 1차 투표에서 애리조나를 지역구로 둔 앤디 빅스 의원 등을 후보로 추천하며 변수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공화당 강경파에는 의장 후보에 도전했던 빅스 의원을 비롯해 맷 게이츠, 밥 굿, 맷 로젠데일, 랄프 노먼 의원이 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밥 굿 의원은 지난 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매카시가 워싱턴 정치권, 또는 의회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볼 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다수인 상원에 맞서리라는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매카시 원내대표는 공화당 강경파와 물밑 협상을 진행하며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짓기 위해 노력했지만 3차 투표마저 부결되며 오늘 4일 재투표를 맞이하게 됐다.
한편 미 하원의장 선거에서 2번 이상 투표한 것은 역사상 14번에 불과하다. 이 중 13번은 남북전쟁 이전이었다. 역사상 투표를 가장 많이 했던 것은 1856년으로, 너새니얼 뱅크스 하원의장 선출 전 2개월에 걸쳐 133차례 투표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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