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없이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는 이른바 ‘연착륙’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CNBC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내년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경제 연착륙 길에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경제가 내년 둔화해 4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동시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 붕괴 없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연착륙’ 달성 직전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초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경제학자들은 연착륙을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봤다.
파월 의장도 지난 1년 반 동안 미국 경제가 실업률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회복되는 연착륙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지만, 반드시 그럴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자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은 커졌다. 올해 들어 많은 경제학자와 분석가들은 2023년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미국 경제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 시장도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반등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사상 최초로 3만7000선을 돌파 마감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독특한 경제 상황이 역사상 드문 연착륙 노력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수요 과부하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며 “비정상적인 공급 측면에서 제한과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강한 수요의 조합(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수직적” 공급 곡선 정상화와 경제수요 약화라는 두 전선으로 봐 왔다며, 경제 여러 부분의 공급 측면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연착륙 달성하는 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시장에도 경제 연착륙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은 강세장의 승리이자 긴축 사이클이 끝나고 있다는 신호라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