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중환으로 입원한지 사흘 반이나 지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 그 사실이 보고된 것을 두고 7일 정부의 주요 인사결정권자들, 특히 대통령이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새롭게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월트 리드 군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지 며칠이 된 후에야 국방부가 이 사실을 공표했다. 국방부는 오스틴장관이 어떻게 발병했는지, 얼마나 위중한지, 언제 퇴원할 수 있는지 등 일체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이 수 많은 국가 안보 문제와 전쟁상황에 관련되어 있는 위중한 시기에 평시지침과 위배되는 행동으로 대통령과 다른 고위 관료들, 국무위원인 장관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국방부의 한 고위 공무원에 따르면 캐슬린 힉스 국방부 차관조차도 지난 4일까지 오스틴 국방장관이 1일부터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일단 이를 통보받은 힉스는 즉시 의회에 보낼 성명문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워싱턴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고 그 관리는 말했다. 힉스는 연말 휴가로 푸에르토 리코에 가있었지만 그 동안에도 다른 통신 수단을 통해 국방부와의 연락을 취하고 있었고 2일에는 영문도 모른 채 이미 장관을 대리하는 업무 처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힉스가 2일부터 오스틴의 업무를 대리할 때 펜타곤이 그 이유를 힉스에게 설명해 주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임시 권한 대행은 정상이 아닌 이례적인 경우이며, 상세한 설명 없이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정부 부처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그 관리는 말했다.
힉스는 오스틴 장관이 5일에는 완전히 복귀할 것이란 말을 듣고는 워싱턴으로 돌아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을 알려준 관리 소식통은 그런 업무 이관에 관해서는 자신이 말할 권한이 없다면서 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4일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의 보고를 듣기 전에는 오스틴의 입원 사실을 몰랐다.
이 입원에 대해 알고 있었던 3명의 소식통은 이 문제에 대해 공개할 권한이 없다면서 AP기자에게 역시 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이 사실을 알렸다.
오스틴 장관은 6일 저녁 발표한 성명에서 보고가 지연된 사실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좀 더 나은 처리 방식으로 적절하게 입원 사실을 알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이건 정부의 투명성 문제와는 별개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은 나의 질병 치료 과정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 따라서 내가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사실이다”라고 발표했다.
70세의 오스틴 장관은 사소한 수술 끝의 합병증으로 인해 일시 입원해 치료받은 것이라고 그의 공보비서가 말했다.
오스틴은 자기 병은 이제 치료가 거의 끝나서 펜타곤으로 곧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슨 병인지 등 질병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요 공격을 맡은 공화당 의원들 뿐 아니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국방장관의 건강 상태 공개 여부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하원 무기 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로저스 의원(공화당)은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 보다도 조사와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