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윈햄 타운홀 미팅에서 “내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길 길이 없다는 사실이 오늘 밤 명확해 보인다”라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민주당 텃밭인 뉴저지에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17년 3~11월 오피오이드·약물남용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던 그는 한때 부통령 후보로 꼽힐 만큼 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 이후 의회 난입 사태를 거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목소리를 냈다.
이후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가 된 그는 2024년 대선에 도전하며 꾸준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냈었다. 그러나 대선 주자로서 당내 지지율은 3.6% 수준에 불과했다.
그는 이날 선거운동 중단을 발표하며 “이렇게 하는 것이 내게는 옳은 일이다. 당신들에게 어떤 식으로건 트럼프가 다시 미국의 대통령이 되도록 돕지 않으리라고 약속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언론에서는 역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관련해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소위 ‘핫 마이크(hot mic·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한 말이 전파를 타는 것)’ 발언도 화제가 됐다.
이날 타운홀 미팅 전 그가 헤일리 전 대사를 두고 “완전히 패배할 것(She’s going to get smoked)”이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의 TV 광고액을 거론하며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NBC에 따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누가 자신 체급을 넘어서서 펀치를 날리고, 누가 그들 투자를 돌려받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헤일리 전 대사가 광고에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리라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