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의회 청사. 2024.6.18.
강영진 기자 = 미 하원이 17만4000 달러(약 2억4000만 원)인 상하의원 연봉의 인상을 2009년 이래 15년 연속 금지해 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는 의회가 심각한 갈등으로 정부 예산안을 제때 통과하지 못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과 함께 실질 임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의원직 사퇴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워싱턴의 방 1개짜리 아파트 임대료는 15년 전 월 1100달러(약 152만 원)에서 현재 2300 달러(약 317만 원)로 올랐다.
1989년 도입된 법에 따라 정부가 의원들과 판사들의 임금을 매년 생계비 상승에 맞춰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돼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의원들과 같은 보수를 받은 지역 판사들의 임금은 의원들보다 7만 달러(약 9700만 원) 가량 더 많으며 연방대법관들은 30만 달러(약 4억1400만 원)의 보수를 받는다.
WP는 그러나 의원들은 2009년 경제 위기로 실업률이 10%를 넘으면서 의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정부가 생계비 인상에 따른 의원 보수 인상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WP는 의원들 다수가 우수 의원 유출을 막는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보수를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수 인상 발의를 할 용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 예산을 정해진 기일에 통과시킨 경우에만 의원 보수를 인상하는 등 성과연동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한다.
한편 자신의 보수를 인상하지 못하는 의원들이지만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보좌관 등 직원들의 보수는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예컨대 2020년 상하원 의원 보좌관의 13%가 워싱턴 지역 최저생계비(지난해 말 기준 4만2000 달러(약 58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았으나 지난해 말 최저생계비 4만9000 달러(약 6800만 원) 이하는 5% 미만이다. 의회 직원의 70%는 의회가 첫 직장이다.
특히 선임 보좌관들은 이미 2년 전부터 의원들을 능가하는 보수를 받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말 현재 의회 직원 228명이 20만 달러(약 2억76만 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으며 555명이 18만 달러(약 2억4800만 원)~2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의원들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의회 직원들이 10명 중 1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