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서 ‘고령 논란’ 불식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각) ‘토론을 앞두고 이제는 트럼프가 나이와 역량에 대한 질문에 직면했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예측을 내놨다. 민주당 후보 교체 전까지만 해도 고령 논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NYT는 민주당 후보 교체 전인 지난 6월 토론을 거론, “80여 년을 살아온 후보는 여전히 국가를 운영하는 직무에 걸맞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고.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재선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 이야기다.
매체는 이어 “두 달 반이 지난 지금 캐스팅은 바뀌었고, ’80대 클럽’을 향해 가는 또 다른 후보가 자신이 나이가 들어도 쇠퇴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직면했다”라고 했다. 현재 78세인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기간과 올해 대선 경선 기간, 트럼프 후보는 그를 향해 ‘고령 공세’를 즐겨 사용했다. ‘이쑤시개로 걸어다닌다’라며 신체적 역량을 조롱하는 한편 치매설을 조장하는 인지 논란도 제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전격 내놓고 대신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등판하며 상황은 역전됐다. 해리스 후보는 젊은 자신을 ‘미래’에, 트럼프 후보를 ‘과거’에 빗대 선거판을 꾸리고 있다.
NYT는 토론 참사로 인한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나이의 정치’가 유권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며 “이제 트럼프는 주류 정당 소속 대통령 출마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고, 이기면 임기 말에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이 정적일 때 트럼프는 (나이에 따른) 자신의 능력에 대한 질문에서 비껴갈 수 있었지만, 오는 10일 황금시간대 토론에서 그가 맞서야 할 라이벌은 거의 20년이 어린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듯 사실상 ‘고령 논란’ 부메랑을 맞은 트럼프 후보가 최근 공개석상에서 혼란스러운 발언을 거듭했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매체는 일례로 트럼프 후보의 지난주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의 발언을 들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아동 보육 비용과 관련해 일하는 가정을 도울 방법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이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관세와 수입을 거론하며 논리정연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대부분의 문장을 제대로 끝맺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온라인에서 널리 퍼졌고, ‘이해할 수 없다’, ‘논리가 맞지 않는다’, ‘횡설수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 캐서린 클라크 의원은 이를 두고 “조리 있는 문장을 엮어내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NYT는 분석가들을 인용, “트럼프가 토론에서 새로운 검증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 후보가 지난주에는 묻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1970년대 기내 여성 성희롱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으로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선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그(트럼프)의 두서 없음이 확실히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라며 “나이 때문인지 일종의 정신적 쇠퇴 때문인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트럼프 캠프 스티븐 청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계 그 누구보다 에너지와 체력이 넘친다”라며 이런 분석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