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에서 1억97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론 머스크 CEO가 허위 선거 부정 주장을 펴면서 선거 관리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여러 지역의 선거관리 위원들이 머스크의 선거 관련 허위 주장들로 투표 등록을 막으려는 요구가 커지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힌다.
전문가들은 머스크 팔로워들이 정계에만 국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위험이 더 크다고 말한다.
머스크는 2년 전 트위터를 사들인 뒤 사실 확인 과정을 대폭 줄이면서 주요 보수 인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의 트위터 계정을 복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자유주의자를 자처해온 머스크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보수적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2008년과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면서 올해는 지난 7월 트럼프 저격 사건 뒤 그를 지지하게 됐다고 밝힌다.
그는 피를 흘리면서 주먹을 쥐고 “투쟁, 투쟁”을 외치는 트럼프 사진을 자신의 X에 올렸으며 직접 트럼프와 공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대통령에 당선하면 머스크를 정부효율화위원장에 앉히겠다고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해왔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왔다. 유럽 후손 엘리트를 비백인 엘리트로 교체한다는 대교체 음모론(the Great Replacement Theory)을 강조해온 것이다. 그는 전자투표기를 믿을 수 없다면서 수동 개표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을 공격하는 딥페이크 영상 등을 유포시키기도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래 10일까지 비시민권자 투표를 주장하는 글을 52차례 올렸고 조회 수가 7억 회에 달했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조회 수 12억에 달하는 머스크의 글 50건이 사실을 왜곡한 것임을 밝히는 조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선거 부정 주장을 주목하게 만든다.
예컨대 미시간 주 조슬린 벤슨 국무장관은 머스크의 부정확한 글과 지역 선거 관리 공직자들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X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인물이다. X를 그렇게 되도록 개편했다. 그는 선거 관리 공직자들은 머스크가 미국의 안정된 선거 보장 제도를 무시한다고 말한다.
머스크는 민주당이 20여 차례에 걸쳐 유권자들을 “수입했다”고 주장한다. 또 소수 인종 보호 등 진보적 이슈를 조롱하는 글들을 자주 인용한다.
지난 2월에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공화당 최대 기부자 넬스 펠츠의 저택에서 억만장자들과 정치 전략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민자들의 투표가 증가해 공화당이 패배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