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TV 토론이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로 끝나면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선거자금 모금 면에서 더욱 열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각) 트럼프 후보 큰손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지만 해리스 후보 모금액은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며 “두 사람의 모금액 격차는 더욱더 커질 듯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날 TV토론 이후 해리스 후보 측은 기세를 더욱 올리고 있다.
민주당 후보를 위한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에 따르면 지난 7월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한 이후 10억 달러(약 1조 3400억원)가 모였다. 특히 지난 10일 대선 TV 토론 이후 4300만 달러(약 576억 원)의 모금액이 플랫폼에 쌓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기부자와 모금 활동가들은 전날 TV토론에서 그의 부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억만장자 가족이자 텍사스에서 모금 활동을 하는 다윈 더그는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더그는 “그(트럼프)는 그녀(해리스)의 거짓말을 폭로할 기회가 많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친트럼프 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벤처 투자자 키스 라부아도 TV토론 도중 친구들로부터 트럼프 후보의 성과를 걱정하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주의력이 산만해져 해리스를 묻어버릴 기회를 많이 놓쳤다”며 “그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오늘 밤 해리스가 대부분의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트럼프 편을 들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과 대결을 펼치던 지난봄부터 재정적자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후보 측은 지난 6월1일 기준으로 선거자금 모금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가 해리스로 바뀐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해리스 진영은 지난 8주간 선거 자금 모금에 열을 올렸고 지난 8월 선거자금 모금액이 트럼프 캠프보다 3배 많았다.
NYT는 “트럼프의 여행 일정은 그가 겪고 있는 재정 압박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그는 금고를 채우기 위해 경합 주가 아닌 지역을 돌며 귀중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거자금 모금 활동은 대선후보 간 TV토론이나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등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탄력을 받는다.”며 “그러나 추가 토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고, 트럼프 후보가 직면한 각종 형사 재판 판결이 대선 이후로 연기됐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큰 사건이 남아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해리스 후보 캠프는 재정 면에서 여유가 넘친다.
해리스 후보는 오는 7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행사 외 다른 선거자금 모금 일정을 갖고 있지 않다. NYT는 해리스 후보는 자신을 대신해 선거자금을 모을 유명 인사들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에게 소중한 것은 돈보다 시간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