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하면서 메이저리그(MLB) 야구 경기장이 뜯기고 1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AP, NBC뉴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MLB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는 10일(현지시각) 밀턴 여파로 지붕 패널이 뜯겨나가는 피해를 봤다.
돔구장 지붕은 완전히 너덜너덜해졌고, 경기장과 좌석 곳곳에 파편이 흩어졌다.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허리케인이 덮칠 당시 경기장엔 소수의 인력만 있었다고 전했다.
구단은 성명을 내어 “야구장 피해로 인해 아무도 다치지 않아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트로피카나 필드의 실제 상태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우리는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사법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턴은 전날 늦게 플로리다 탬파에서 남쪽으로 112㎞ 떨어진 시에스타 키에 카테고리 3 규모로 상륙했다. 이어 10일 플로리다 전역을 휩쓸면서 인명 및 물적 피해가 잇따랐다.
플로리다 상당수 지역에서 전기가 끊겨 34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소비자 80%에게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대서양 연안의 포트피어스 인근 한 숙박업소에선 건물이 파괴되고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장관은 밀턴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0명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언급했다. NBC뉴스는 밀턴 여파로 최소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선 수도관이 파손돼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시당국은 장기간 전기와 하수도 시스템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탬파의 플랜트 시티 한 관계자는 “홍수 규모가 엄청났다”며 “이 지역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비상관리국은 밀턴이 상륙하기 전 주택 125채가량이 파괴됐으며, 상당수가 고령자를 위한 이동식 주택이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밀턴이 플로리다주를 빠져나갔지만 도로 침수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큰 홍수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집 안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와 월트 디즈니 월드는 11일부터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탬파 국제공항도 같은 날 오전 8시부터 항공편을 다시 운항한다고 예고했다.
밀턴은 상륙 90분 뒤 카테고리2로 격하됐으며, 최대 지속 풍속은 시속 135㎞의 카테고리1로 케이프커내버럴 인근을 빠져나갔다.
다만 일부 지역에선 최대 45㎝ 넘는 비가 쏟아졌고, 새러소타 카운티에선 2.5~3m의 폭풍 해일이 일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하루가 지나면 피해 규모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며, 우려했던 만큼 치명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주민 최소 340명과 반려동물 49마리 이상이 구조됐다”면서 “구조대원 수백 명이 26개 카운티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연방 직원 1만 명 이상이 남동부 지역의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며 “모든 가용 자원을 피해 지역 사회에 최대한 신속하게 배치하고 있다.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플로리다주에 수색·구조대원 1000여 명과 함께 구호 식량 2000만 인분, 식수 4000만 리터를 급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