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수십년 만에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러 정상 간 핫라인도 현재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러시아 측이 20일(현지시각)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러 정상 간 핫라인이 가동되고 있는지 묻는 타스통신 질의에 “아니다”고 답했다.
3차 세계대전 위기 직전까지 갔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과 당시 소련은 핫라인을 구축했다. 핫라인은 1963년 8월30일부터 운영됐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022년 2월12일 통화 이후 양국 정상 간 직접 접촉은 끊긴 상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소 핫라인은 가동되고 있지 않지만) 지금은 두 대통령을 위한 특별 보안 회선이 있고 화상 통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채널을 통한 접촉도 지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냉전 시대 이 핫라인은 비상시에 적절하게 사용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엔 미러 정상이 필요할 때 전화로 직접 소통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2016년 외신들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선거에 대한 사이버 개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레드폰’을 사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크렘린은 이를 부인하며 대화는 일반적인 폐쇄 회선을 통해 이뤄졌다고 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허용했고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춘 새로운 핵 독트린(핵교리)에 서명하면서 양측 간 긴장도 60여년 만에 최고 수위로 치닫고 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까지 공급하도록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백악관과 크렘린 대변인 간 대화도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대변인들끼리 접촉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제 기억으로 (미국) 동료들과 마지막으로 대화한 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임기 때였다”며 “그 이후로는 좋은 관계를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2021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났던 스위스 제네바 미러 정상회담에서도 양측 대변인들은 따로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1월20일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과는 잘 지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캐롤라인 레빗 지명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하면서도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대통령이 (미국 정상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 우리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캠프 대변인이던 레빗을 새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했다. 레빗은 올해 27세로,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 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우크라 미 대사관 폐쇄, 직원 대피 지시 러시아, 대규모 보복공습 임박
관련기사 퇴임하는 대통령이 3차 대전 유발 트럼프측 이든 멍청한 짓, 탄핵가능 범죄 맹공
관련기사 장거리 미사일 승인에 트럼프 주니어 “바이든 멍청한 짓” 비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