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호텔, 사무실, 주택 짓고 평화 가져오겠다”
가자주민 약 200만명 이주 전제…”매우 적은 숫자”
반대했던 요르단 “일단 아픈 어린이 2000명 수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미국이 이 지역을 소유해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요르단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한다고 밝혔으나, 이날은 가자지구 어린이 2000명을 우선 받아들이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에 앞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사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사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는 가자를 가질 것이다”고 답했다.
그게 무슨 의미냐 취재진이 재차 묻자 “살 이유가 없다. 그 곳은 가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다”며 “우리가 가져가서 지키면서 소중히 간직하고, 끝내는 중동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큰 규모의, 아마도 가장 큰 수준의 경제 개발을 할 것이다”며 호텔과 사무실, 주택 등이 세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동)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중동 출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구상이 “결국에는 중동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만약 가자주민들이 떠나길 원치 않을 경우엔 강제이주가 되는데 이는 국제법 위반에 해당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만명을 모두 이주시키는게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수십년, 수백년에 걸쳐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며 “현재 전세계에 가자지구보다 열악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주를 거부할 경우엔 강제력을 동원할 것이냐는 물음엔 “그들은 (이주에) 행복해할 것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주민들의 수용해야할 주변 아랍국가들의 동의도 넘어야할 산이다. 요르단과 이집트를 포함해 아랍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반대의견을 피력해왔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압둘라 2세 국왕은 다소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이집트와 아랍국가들의 계획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논의를 위해 모하메드 빈 살만(사우디 왕세자)로부터 리아드로 초대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점은 어떻게 우리가 이 작업을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룰지다. 분명 우리는 미국과 이 지역 사람들과, 특히 요르단의 내 국민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오늘 흥미로운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상태에 있는 어린이 2000명을 요르단으로 가능한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다”며 “그리고는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지에 대한 이집트의 계획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아름다운 제스쳐다. 감사히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머지는 이집트와 함께 협력할 예정이다. 여러분들은 위대한 진전을 보게될 것”이라며 “요르단과도 위대한 진전을 볼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는 아니지만 99%는 이집트와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요르단과 이집트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막대한 규모의 원조를 삭감할 수 있다고 압박해왔다.
이날 원조 삭감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많은 돈을 기여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압둘라 2세 국왕은 백악관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한 후 오찬도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정상의 세번째 백악관 방문이며, 중동 국가 중에서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