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피닉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경안보 엑스포(Border Security Expo)’에서 토드 라이언스 국장대행은 이민자 추방을 “비즈니스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트럭을 타고 ICE 요원이 이민자들을 잡아 다른 나라로 보내는 방식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스 국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용소 내 침상을 비우고 항공기를 꽉 채워 추방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테슬라 CEO이자 현 ‘정부효율화부(DoGE)’ 장관으로 임명된 일론 머스크와 함께 ‘유권자 사기’ 증거를 찾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적 외국인법(Alien Enemies Act)을 활용해 대규모 추방을 정당화하는 것에 대해 “놀라운 일”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다.
ICE의 민영화 노선도 구체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로 알려진 톰 호먼은 “총과 배지를 든 요원들은 그 일만 하게 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맡기자”며 추방 업무의 민간 위탁을 지지했다.
이미 일부 항공사는 ICE와 협력 중이다. Avelo 항공은 오는 5월부터 애리조나 메사에서 추방자들을 수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수천 명이 반대 청원을 냈다고 The Guardian은 보도했다.
이번 엑스포에는 공화당 거물 기부자인 피터 틸의 팔란티어와 연관 있는 방산업체 안두릴, ICE와 계약한 민영 교도소 운영업체 GEO 그룹 등도 참가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GEO 그룹 주가는 크게 상승한 상태다.
이전 행정부들 하에서는 많은 이민자들이 자발적으로 ICE에 출석해 신분 점검에 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러한 대상자들까지 모두 체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무차별 체포’ 방침을 취하고 있다.
UC 버클리 법대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에 따르면, ICE는 이미 석방된 사람이나 이민 소송이 진행 중인 이들까지 다시 체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한 사례에서는 어릴 적 미국에 입국해 가정을 이룬 베트남계 아버지가 정기적인 ICE 출석 점검 중 체포돼, 생계 책임이 없던 아내가 갑작스레 일과 육아를 도맡게 된 일이 발생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