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서보관소는 18일 RFK 암살과 관련해 그간 미공개 상태로 남아있던 229건, 총 1만여 쪽에 이르는 문서를 일반에 전격 공개했다. 이 문서들은 디지털화조차 되지 않은 채 미국 전역의 보관시설에 방치돼 있던 것으로, 최근 국가정보국(DNI) 주도로 정리돼 처음으로 전자 파일 형태로 제공됐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암살로부터 거의 60년이 흐른 지금,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연방정부의 조사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문서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초반인 지난 1월 23일 내린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과 RFK,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 사건과 관련해 남아 있는 모든 연방 정부 문서를 비공개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공개된 JFK 관련 문서에 이어 이번에는 RFK 관련 문서가 추가로 공개됐다.

RFK의 아들이자 현 보건복지부 장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성명에서 “아버지의 암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일은 미국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단계”라며, “투명성을 실천한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공개된 문서들 가운데 암살 배후나 음모론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추가 정보의 존재 여부는 향후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공개 문서에서는 사회보장번호와 세금 식별번호 등 민감한 개인 정보는 편집됐다고 문서보관소는 밝혔다. 앞서 공개된 JFK 암살 문서에서는 편집 없이 공개돼 일부 공직자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케네디 가문은 미국 현대 정치사의 핵심 인물들을 다수 배출한 명문가다. JFK는 1963년 텍사스주에서 대통령 재임 중 암살됐고, 그의 동생 RFK는 1968년 6월 5일 LA 한복판에서 팔레스타인계 이민자인 시르한 비샤라 시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현장은 지금의 윌셔와 베렌도 인근, 한인타운의 중심부였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