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타격한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었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복수의 이스라엘 관료들은 군 초기 분석에서 포르도 핵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완전히 파괴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포르도는 이란의 핵심 핵농축 시설이다.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산악 지형을 ‘천연 요새’ 삼아 건설했다.
이스라엘 관료들은 이란이 이 시설에서 우라늄을 포함한 장비를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평가는 이스라엘 위성 영상과 상공에서 촬영한 항공 사진, 정보 감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미국 고위 관료도 벙커버스터 12발로 포르도 시설을 파괴할 순 없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사용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했다.
CNN 분석 결과 미국의 공격 직후 포르도 시설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거대한 구멍 6개가 포착됐다. 진입 구멍으로 추정되며, 동일한 위치를 복수의 무기로 타격했을 것으로 보인다.
NYT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두 구조물 사이 환기구로 추정되는 지점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란이 공격에 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막사르 테크놀로지스가 공격 전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출입구 인근에 화물 트럭 16대가 배치된 게 확인됐다. 런던 오픈소스센터는 이란이 공격에 대비해 준비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공격 이전 촬영한 사진에 6개 출입구 중 최소 2개 앞에 흙이 쌓여 있었다며, 지하 시설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터널 입구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비를 완전히 옮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핵 개발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믹 멀로이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NYT에 “사용된 무기의 종류와 양을 고려할 때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이 2~5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CNN에 “우라늄 농축 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인접 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하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 최대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에는 지하 농축 시설로 추정되는 지역에 두 개의 큰 구멍이 생겼다. 미국 B-2 폭격기는 나탄즈에 벙커버스터 2발을 투하했는데, 그 흔적으로 보인다.
나탄즈는 지상 건물 6채와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지하 구조물 3개로 구성돼 있다. 나탄즈 지상 시설은 이스라엘 초기 공습으로 손상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공격으로 전기 인프라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지하 시설에 직접 피해를 입혔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기 공급 중단으로 지하 원심분리기에 손상을 입혔을 것으로 IAEA는 보고 있다.
핵 프로그램 중심지로 추정되는 이스파한에선 최소 18개 구조물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ISIS는 초기 평가 보고서에서 이스파한이 “심각히 손상됐다”며, 천연 우라늄을 가스 원심분리기에 투입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시설이 크게 타격 입었다고 분석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농축 우라늄을 보관하는 터널 복합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경우 미국이 20% 및 60% 농축 우라늄 제거를 시도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초기 평가 단계로, 최종 평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도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측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