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러시아·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국가들의 반미(反美)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예외없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반미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뜻하는지 명시하진 않았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설립한 연합체로, 세계 질서를 미국 중심에서 다극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공유한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후 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가 추가 가입하면서 11개국 연합체가 됐다. 벨라루스, 나이지리아,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 파트너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부터 7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리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공동선언을 통해 “일방적인 관세 및 비관세 조치의 증가”에 우려를 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무역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이 공동통화를 추진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브릭스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역내 결제 시스템 추진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부과 유예 기한이 7월 9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관세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새 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각국에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새 관세율은 10%에서 70%에 이를 수 있고, 실제 부과는 8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동부 시간 7일 낮 12시부터 미국 관세 서한 혹은 합의를 발송할 것”이라며 발송 대상은 “전 세계 여러 국가”라고 말했다.
이에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번주를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주간”이라고 평가하며 “7월 9일 협상 시한을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미국의 관세 수준과 시기는 전 세계 무역 흐름을 좌우할 것이고, 특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아시아 경제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이날 아시아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니케이255 지수는 오후 3시20분 기준 0.68% 하락 거래 중이고, 홍콩 항셍 지수는 0.23%,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0.05% 내려가 거래되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17% 0.34% 상승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 선물도 하락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33%, S&P500·나스닥 선물은 각각 0.51%, 0.59% 하락 거래 중이다.
노무라증권의 체탄 세스·안킷 야다브 애널리스트는 “향후 며칠간 시장의 움직임은 각국이 받은 관세 서한의 내용과 적용 시점에 달려 있다”며 관세 발효 시점이 미뤄질 경우 협상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호주연방은행(C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티나 클리프턴은 “트럼프가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 대해 ‘상호주의 관세’를 재적용할 위험이 있다”며 “금융시장은 아직 관세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고, 이번주 외환시장에서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