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무부는 올해 초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의 이름이 여러 차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의 보고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고 부인한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본디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보도되지 않았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데는 아동 포르노 관련 내용이 있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고려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법무부는 7일 웹사이트에 올린 메모에서 “철저한 검토 결과 엡스타인의 의뢰인 명단, 기소되지 않은 제3자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증거, 그리고 공개할 만한 추가 문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 관계자들이 올해 초 팸 본디 법무장관이 ‘트럭 한 대 분량’이라고 불렀던 엡스타인 문서를 검토했을 때 트럼프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한 것을 발견했다.
본디 장관은 2월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지금 검토를 위해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본디 장관은 5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많은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언급됐다고 들었다. 기록에 언급된다고 해서 불법 행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해당 문서에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담겨 있으며 문서에는 수백 명의 다른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다.
법무부가 문서에 아동 포르노와 피해자의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비공개를 결정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법무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WSJ은 5월 회의가 (파일 공개 여부에 대한) 중요한 검토가 마무리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15일 ABC 뉴스 기자가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트럼프에게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에 대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가 파일에서 이름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우리에게 아주 간단한 브리핑만 해줬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조사에서 “정말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홍보국장 스티븐 청은 “또 다른 가짜 뉴스 기사”라고 밝혔다.
본디 장관과 토드 블랜치 부장관은 검찰총장은 앞서 18일 WSJ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문서에는 추가 조사나 기소를 필요로 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고 정기 브리핑의 일부로 트럼프에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블랜치 부장관은 22일 X에 엡스타인과 함께 범죄를 저지르고 20년형을 선고받아 수감중인 기슬레인 맥스웰과 면담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맥스웰은 2021년 엡스타인의 성매매를 도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2020년 기소된 이후 구금돼 재판에서 증언하지 않았다.
행정부에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 캐시 파텔 국장은 다른 정부 관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해당 문서에 있다고 비밀리에 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파텔 국장은 법무부가 엡스타인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내용은 “FBI와 법무부가 실시한 철저한 검토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대선 캠페인 기간을 포함해 수개월 동안 관련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때때로 모호한 태도를 보였지만 공개를 지지할 의사를 시사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첫 대선 도전 이후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그의 정치적 기반에서 가장 심각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대통령의 측근 중 일부도 이러한 조치를 엄청난 배신으로 여겼다고 WSJ는 전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2일 일부 의원들이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에 대한 추가 표결을 요구해 의회 회기를 조기 종료했다.
WSJ은 17일 엡스타인의 2003년 생일 앨범에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편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자 이튿날 기자와 회사, 사주인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