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당국의 조지아 현대차·LG엔솔 공장 구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책골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향후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2일(현지 시간) 게재한 ‘트럼프의 현대 급습은 미국 배터리 브레인을 유출한다’ 제하 기사를 통해 이런 지적을 내놨다. 매체는 미국이 현 상황에서 자체 역량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전제했다.
매체는 “핵심 산업에서 국내 제조업 부흥을 위한 모든 노력에 있어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 전문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드론(무인기), 전기차 등에 활용되는 기술과 배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이달 초 조지아 구금 사태가 “미국의 오랜 동맹인 한국과의 외교적 폭풍을 불러일으켰다”라는 것이다.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조지아 사태가 향후 대미 투자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 출신 태미 오버비는 대미 투자 기업이 초기에 자국 노동력을 활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며 “처음에는 한국 직원의 수가 많고, 기술을 빠르게 이전한 뒤 귀국하는 게 비용이 더 적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다수의 대미 외국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모두가 그들 직원과 계약 업체, 하청 업체 등 공급망 위아래의 모든 이를 위해 숨을 고르고 이민 규정을 검토하는 순간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도 소개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현재 상태라면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포린폴리시는 이런 이 대통령 발언을 ‘경고’라고 풀이했다.
컨설팅 업체 하우스마운틴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리 회장은 “우리(미국)는 기술 구축·확장에 외국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미국 노동력은 외국의 도움 없이 기술적으로 극도로 섬세한 공장을 건설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베리 회장은 이어 이번 일을 “일종의 자책골로 본다”라며 “미국은 남에게 해를 끼치려 자기 코를 자르는(cutting off our nose to spite our face) 일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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