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문명 전체가 오늘 밤 죽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이란을 위협했다. 이어 “완전하고 전면적인 정권교체”를 거론하며 이날 밤이 세계사의 중대한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부활절을 맞아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라고 압박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안에 동의했다고 밝히며 다시 외교 모드로 돌아섰다. 미국이 이란과 최종 합의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NYT는 이를 두고, 파괴적 공격을 밀어붙이기보다 전쟁 출구를 찾으려는 신호로 보는 참모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위협과 협상이 뒤섞인 혼선만 키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격한 언사가 미국의 협상력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핵 분쟁 연구자인 알렉스 웰러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위협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폭력적 수사가 협상가로서의 신뢰와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세계가 미국을 점점 더 위험하고 믿기 어려운 국가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지지층 내부에서도 역풍을 불렀다. 우파 성향 팟캐스터 터커 칼슨은 민간 인프라 파괴 위협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모든 면에서 역겹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칼슨을 향해 “IQ가 낮은 사람”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은 물론,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로 분류됐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도 수정헌법 25조를 거론하며 공개 비판에 가세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뒤 일부 합의를 이끌어내고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이란 문제에서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이란 측은 민간 인프라가 공격받으면 광범위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고, 일부 이란인들은 발전소와 석유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 주변에 인간띠를 만드는 방식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협상술이 다시 통할 것이냐보다, 그 방식이 미국의 위상과 전쟁 억지력을 먼저 갉아먹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로 풀이된다. NYT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휴전이 실제로 이어지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이 남긴 충격은 유가와 금융시장, 동맹국들의 대미 신뢰를 계속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