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라파 누이 국립공원의 모아이 석상 일부가 1㎢ 이상을 휩쓴 산불로 인해 회복하기 힘든 수준의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BBC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칠레 본토에서 3500㎞ 떨어진 이스터섬의 라파 누이 국립공원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라파 누이 국립공원 담당자인 아리키 테파노는 이번 산불로 인해 수백 개의 모아이 석상이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으며, 특히 모아이를 만들던 채석장인 ‘라노 라라쿠’ 주변의 모아이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테파노는 모아이 석상이 불로 인해 새카맣게 그을렸으며,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더라도 원상복구 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라파 누이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산불은 인재(人災)로 인한 것이다. 칠레 당국은 이번 산불 역시 관광객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번 산불은 국립공원에 대한 관광이 재개된 지난 8월 5일로부터 불과 2개월 만에 발생했다. 모아이 석상을 통한 관광객 유치가 주요 수입원인 이스터섬에는 하루 2회의 비행편을 통해 매년 약 16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모아이 석상은 대략 11세기부터 17세기까지, 이스터섬에 살았던 라파 누이족에 의해 만들어진 부족의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제작 기간과 방식,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지금도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터섬에는 1000여개의 모아이 석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