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모델 겸 인플루언서 애비 초이(28·차이톈펑) 살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홍콩 언론 더스탠더드는 홍콩 경찰이 지난 2일 애비 초이의 전 남편 알렉스 퀑의 도피를 도운 41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지난달 24일 초이의 전 남편인 퀑의 아버지, 어머니, 형 등의 3명을 시신 훼손 및 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쾌속정을 타고 홍콩을 빠져나가려던 전 남편 퀑을 체포하기도 했다.
초이는 지난 2012년 18살의 나이로 퀑과 결혼했다. 당시 부유했던 초이와 달리 퀑은 빈곤한 상태였다. 그러나 퀑은 결혼 기간 내내 한 번도 일을 하지 않으며 초이에게 경제적으로 완전히 의존하기만 했다.
결국 두 사람은 3년 뒤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초이는 이혼 후에도 두 아이 때문에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반면 퀑은 지인들에게 투자를 빌미로 귀금속을 팔다가 사기 혐의로 형을 사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이혼 이후에도 퀑의 가족은 전처인 초이에게 기생하듯 생활했다. 퀑의 형은 지난 1월부터 초이의 운전 기사로 일했고, 그의 어머니 역시 초이에게 용돈을 받았다. 이에 홍콩 현지의 언론 및 외신은 “(퀑의 가족들이) 영화 ‘기생충’ 속 가족들처럼 초이에게 기생했다”고 표현했다.
홍콩의 경찰과 언론은 퀑 가족이 돈을 노리고 초이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초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 신체 일부를 냄비에 넣어 끓이거나 냉장고에 넣는 등 매우 잔혹한 행각을 저질렀다. 현지 경찰 측은 많은 경찰력과 중장비를동원해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수색하고 있으나 아직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했다.
경찰은 “초이와 퀑 가족이 큰 규모의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신 일부가 발견된 주택은 최근에 임차됐으며 가구가 배치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목적으로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이는 최근 프랑스의 패션 잡시 로피시엘의 인터넷판 표지를 장식하거나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디올 2023 S/S 오트 쿠튀르 쇼에 참석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던 모델이었다. 그는 활발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을 통해 인플루언서로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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