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이 사실상 항복하면 언제든 협상하겠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호소하고 싶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죽음을 멈추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자”고 밝혔다고 우크린폼, 스푸트니크 등이 전했다.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양국 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선 영상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립 지위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두렵지 않고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면서 “국가 안보 보장 같은 어떤 것에 대한 논의도, 중립 지위에 관해 얘기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지지를 보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고 회원 자격을 부여해줄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의 나토 가입 추진을 멈추라고 요구해 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우리 요청에 응답하고 무기를 내려놓는대로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라프로프 장관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이 항복한다면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 지위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역내 안보 보장 방안을 제안했을 때 협상에 응하지 않아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은 “긍정적 방향의 움직임”이라며 “분석해 볼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