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출산율 감소 우려 속에 낙태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 WP)가 16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15일 중국의 낙태 건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저출산과 인구 증가 정체 문제에 대처하려는 중국의 시도이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보육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확대, 보육원 비용 절감, 사무실을 더 가족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고용주들과의 협력을 포함해 가족을 늘리도록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당국은 또 국가 의료 시스템에 생식 기술을 포함시킴으로써 기혼 여성들에게 불임 치료를 더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에선 미혼 여성이 난자를 얼리고 체외 수정을 받는 시술(시험관아기 시술)을 허용하지 않으며, 기혼 여성이 이용할 수 있는 보살핌과 서비스가 일반적으로 거부된다.
15일 당국의 발표는 중국이 인구 호황을 겪고 있는 동안 1979년부터 2015년까지 출산율을 낮추는 데 사용됐던 ‘한 자녀 정책’의 여파인 인구 감소와 계속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 합법화된 낙태는 한 자녀 정책을 준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내 낙태권 옹호 단체인 구트마허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적으로 낙태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4020만명이 임신을 한 것으로 기록됐는데, 2320만명은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한 것이었고 그 중 1770만명이 낙태를 택했다. 이 자료는 중국에서 의도하지 않은 임신의 약 78%가 낙태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구트마허 연구소가 지적했다. 의도하지 않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 비율은 세계 평균적으로 61%다.
성을 물려주는 것과 아들을 선호하는 현상 또한 중국 내 높은 낙태율의 원인이 됐고, 중국의 인구를 성별로 왜곡시켰다.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중국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3500만 명 더 많다.
2016년, 중국 정부는 결혼한 부부들이 두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2021년에는 국가에서 허용한 자녀 수가 3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최근 출생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백조(신생아)’는 급감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가정에 더 많은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던 시점에 중국의 역설적인 현상을 보여준다.
중국의 저출산은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즉, 인구의 고령자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유엔 경제사회부가 수집한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5년에는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중국 보건당국의 제안은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출산 지원 시스템을 강화·제공하고,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인구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부부에게 아이를 낳도록 장려금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WP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 중국 당국이 세금 감면, 출산 휴가 연장, 의료 보험 개선, 세 자녀 가정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을 제안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15일 보건당국의 발표는 성평등을 촉진한다는 미명하에 낙태를 제한하자는 2021년 제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여성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담은 문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여성들이 교육과 고용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생식 건강 부문에서, 정부 관리들은 여성들의 피임에 대한 접근을 포함해 건강관리시스템을 탐색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받게 될 것이라고 썼다. 비록 브리핑에서 낙태를 분명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임신의 수를 줄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WP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