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이 2035년엔 일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약속을 지켰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기후 위기가 얼마나 빨리 악화할 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는 영국 기후위기자문그룹(CCAG)이 의뢰한 연구에서 유럽의 1980년 이후 여름 평균 기온 추이를 토대로 이 같은 예측 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유럽 전역의 기온이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올해 중부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은 2035년엔 여름 평균 기온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도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들 국가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기록적인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장기적으론 2100년까지 중부 유럽의 여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4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욱이 이것은 각 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약속을 이행했을 때를 가정한 결과다.
지난해 CCAG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한 세계 주요 경제국 중 파리협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국가는 한 곳도 없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지 않으면 기후 변화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들리센터 연구원은 “7만 명 이상이 사망한 2003년 유럽 폭염 당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는 한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제 그것은 현실이 됐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감축하지 않은 한 화재와 가뭄, 갑작스런 홍수 등 기후 위기를 계속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CAG는 “이 연구 결과는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 협약을 뛰어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긴급하고, 심도 깊고, 빠르게 배출량을 줄여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킹 CCAG 의장은 “극단적인 날씨는 적어도 상당 부분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결과”라며 “국가들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상황은 계속 악화할 것이고 날씨는 더욱 극단적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의 불안정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북극은 지구 전체에 중대한 연쇄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