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적 경찰’에 체포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 진압으로 5명이 사망했다.
현재 시위는 이란 16개 지역으로 확산한 상황이다.
이란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노르웨이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 경찰의 발포로 5명이 사망했다. 행가우는 다른 도시에서 75명이 시위 도중 부상했다고 전했다.
나다 알-나시프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대행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에 대한 이란 공권력의 폭력적인 대응에 경각심을 표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An incredible image taken during today's protests against the death of Mahsa Amini, 22, after her arrest by Iran's morality police.
Protesters join hands to form a human chain to stop riot police in Keshavarz Boulevard, central Tehran #مهسا_امینی pic.twitter.com/XT9qSddOme
— Shayan Sardarizadeh (@Shayan86) September 19, 2022
이와 관련 가디언은 20일 아미니의 죽음은 이란 정부에게 ‘심판의 순간’일 수 있다며 시민들을 상대로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국가에 대한 반발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미니가 숨진지 나흘이 지났지만 수도 테헤란에서의 시위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쿠르드 자치 지역 등 일부는 폭력적으로 변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2009년에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 도중 한 젊은 여성이 총격으로 숨진 이후 전국적인 규모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었다. 당시 네다 살레히 아그하-솔탄은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저격수가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이란혁명수비대 민병조직인 ‘바시즈(basiji)’는 이슬람 혁명 가치를 강요하는 조직으로서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거리를 활보했다. 반대파의 목소리를 차단하는 데 동원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란의 지도자들은 시위가 더 이상 통제가 어려운 수준으로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젊은 여성의 사망이 대규모 소요 사태를 촉발할 뇌관이 될지 아니면 진정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