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전격 발표한 뒤 러시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또 국외로 도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편도’ 항공편이 매진됐다.
21일(현지시간) BBC는 러시아 인권그룹 OVD-Info를 인용,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동원령 반대 시위를 벌인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르쿠츠크와 시베리아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수십 명이 체포됐다.
푸틴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약 30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하는 명령을 내렸다. 대학생들은 이번 동원령에서 제외했다.
푸틴은 전날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러시아와 합병하는 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푸틴은 또 러시아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해 핵무기가 포함될 수 있다는 걸 암시했다.
러시아 두마(하원)은 푸틴 대통령 발표 전 탈영, 도피 등 병역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최대 징역 15년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A crowd gathered this evening on Arbat, Moscow's main pedestrian street, shouts "Send Putin to the trenches!" pic.twitter.com/pkm8vynnxw
— Francis Scarr (@francis_scarr) September 21, 2022
하지만 러시아 청년 민주화 운동 ‘베스나'(vesna)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거부할 것을 호소하며 전국적인 동원령 반대 시위를 촉구했다.
베스나는 현지 오후 4시 러시아 전역 도시와 마을에서 동원 반대 시위를 벌일 것을 독려했다.
웹사이트에는 전쟁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 군인들을 위한 핫라인도 게시됐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스크럼을 짜고 반전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군인과 곤봉을 든 진압경찰들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일부를 구타하거나 강제로 끌고 가 차에 태웠다.
러시아 인권그룹 아고라의 변호사 파벨 치코프는 핫라인을 통해 군인의 권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6000여 건의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터키의 이스탄불과 아르메니아의 예레반 같은 인기지역 항공편은 순식간에 팔렸고 남은 좌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이 동원령을 내린 뒤 이스탄불이나 두바이행 편도 이코노미석 항공편 가격은 9119 달러까지 뛰었다.
관련기사 푸틴, 30만 예비군 동원령 선포..”특별작전서 전쟁으로 전환…전쟁은 이제부터
관련기사 러시아, 푸틴 동원령 직후 해외행 비행기표 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