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 출구조사결과 극우정당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당수가 총리가 될 것이라고 미 CNN이 보도했다.
멜로니 당수는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성향 총리이자 첫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라이(Rai) 출국조사에 따르면 2차대전 이후 파시스트 정당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형제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총선 결과가 확정되면 마테오 살비니 당수가 이끄는 북부연합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전진 이탈리아 등이 포함된 우파연합을 이끌며 반 유럽연합(EU) 선동을 해온 45세의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총리에 취임하게 된다.
이탈리아는 독일, 프랑스 다음의 유럽연합(EU) 3번째 경제국이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IMF 구제금융 신세 직전까지 갔으며 지금도 정부채무가 GDP 150%를 넘어 EU서 그리스와 함께 가장 높다. 정치도 전후 정부가 67차례나 바뀌면서 집권 평균기간이 1년이 약간 넘는 데 그친다.
직전 2018년 총선 후에도 정부가 연정 구성을 통해 3번이나 교체되었다. 국민과 국제사회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총재의 팬데믹 통합정부가 그 마지막인데 연정을 이루던 5성운동과 동맹당 및 포르자이탈리아당이 자체 연정에 대한 불심임투표를 보이콧하면서 드라기 정부가 무너지고 말았다.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당은 신 전제주의(네오 파시즘)에서 출발한 맹렬한 국수주의 당이나 멜로니 당수는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시즘, 국수주의 색채를 희석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금은 극우가 아니라 본류 보수파라는 것이다.
동맹당의 마테오 살비니 당수는 2018년 총선 직후 5성운동 다음가는 득표로 부총리직에 올랐으며 반이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포르자이탈리아당은 총리를 3번이나 역임한 억만장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당으로 북부 기득권층을 대변하며 보수 색채가 매우 강하다.
형제당은 지난 총선서 4% 득표에 그쳤다. 정계입문 20년이 지났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극우정당 멜로니 당수가 이번 총선에 열렬한 지지세를 얻은 것은 정치 세력 없는 드라기가 물러난다면 확실한 인물 교체와 색다른 경제 정책을 원한 민심의 반영으로 보인다.
멜로니 당수는 EU의 관료주의를 비판해왔고 또 EU 집행위와 맞서고있는 권위주의의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칭찬하기는 했으나 탈 EU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이탈리아는 EU의 공동 코로나경제회복 기금 중 가장 많은 2000억 유로280조원)를 할당받기로 되어있으며 이 거액을 받기 위해서는 EU 노선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특히 멜로니 당수는 우파 연합의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지속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주권을 중시하는 국수주의 입장에서 러시아의 주권국가 침공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살비니와 베를루스코니는 푸틴을 옹호하는 발언을 가끔 해왔다.
이번 총선서 결정되는 의원는 상원 200명 및 하원 400명으로 이전보다 상당히 줄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