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주권을 갖고있는 70대 미국 시민권자가 간첩 혐의로 중국 법원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쑤저우 중급인민법원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존 싱완 렁(78)씨에게 무기징역과 50만위안(약 9601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렁씨는 중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지난 2021년 중국 상하이에서 쑤저우 국가안전국에 체포됐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중 체포된 그는 비공개 상태로 2년간 재판을 받은 끝에 중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법원은 렁씨의 신원 외에는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2004년 인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렁씨와 이름·생일이 같고 홍콩에서 태어난 미국인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중국과 미국 약국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며 “1985년에는 미 오클라호마시와 광저우시 사이 친선협회를 만들었고, 미중 무역 및 문화교류를 적극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 관계자나 투자자들의 중국 방문을 초청하고 조율하는 역할도 맡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고위 관리들과 행사에서 찍힌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미·중 갈등에 따라 첩보전도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어떤 종류의 정보도 넘길 수 없도록 지난달 간첩의 법률적 정의를 확대했다.
이번 판결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AP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남태평양에 있는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데 맞춰 선고가 이뤄졌다. 중국은 남태평양에서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영향력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