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의 축구장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27일(현지시각)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통신, BBC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으며, 마즈달 샴스 지역의 축구장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마즈달 샴스는 시리아·레바논 국경과 인접해있다.
이스라엘군은 마즈달 샴스 지역에 로켓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한 마을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골란고원의 군사 기지를 공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헤즈볼라는 마즈달 샴스 사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단호히 부인했다.
반면 이스라엘 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즈달 샴스로 향하는 로켓 발사는 헤즈볼라 테러 조직이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테러 조직이 오늘(27일) 초저녁 어린이를 포함한 여러 민간인 사상자를 낸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에서 로켓을 발사한 배후에 있다”고 의심했다.
이번 로켓 공격은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에서 공습을 가해 헤즈볼라의 무장대원 3명을 숨지게 한 지 몇 시간 후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해 10월 두 적대 세력 간의 전투가 발발한 이래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인 이번 공격으로 인해 이 지역에서 더 광범위한 교전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AP가 전했다.
BBC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의 국경 간 교전이 확대된 이후 이 지역에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이날 이스라엘 채널12 뉴스에 “우리는 전면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응급서비스인 ‘마겐 다비드 아돔’은 11명이 부상당했고, 9명이 중태이며, 모두 10~20세라고 보고했다. 이스라엘의 칸 공영방송은 마즈달 샴스 마을의 축구장에서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이송되는 몇몇 장면을 보도했다. BBC는 사상자는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에 있는 이스라엘군 초소를 향해 카투샤 로켓포를 발사한 것은 레바논 남부 마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27일 오전 대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사망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공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 부근 크파르 킬라에 있는 헤즈볼라 무기고를 공격했으며 당시 무장세력이 무기고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 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골란 고원을 점령했고, 이후 1981년에 합병했다. 마즈달 샴스는 골란에 있는 4개 마을 중 하나로 약 2만5000명의 드루즈족이 살고 있다. 드루즈족은 중동전쟁 전까지 시리아의 통치를 받다가 1981년 이스라엘에 합병됐을 때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제안받았지만 대부분이 거부했다. 드루즈족은은 이스라엘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지만 투표권은 없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인질로 잡힌 후 가자 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거의 매일 교전을 벌였다. 특히 지난 몇 주 동안 레바논-이스라엘 간의 교전이 격화됐고, 이스라엘의 공습과 헤즈볼라의 로켓 및 드론 공격으로 국경에서 더 깊고 더 멀리 공격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초부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45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대부분이 헤즈볼라 구성원이었지만 약 90명의 민간인과 비전투원도 사망자에 포함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21명과 민간인 13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