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의 공습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F-16 첫 전투기를 잃은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공군 사령관을 해임했다.
30일(현지시각)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 직위에서 미콜라 올레슈추크를 해임한다”고 밝혔다.
임시 대행자는 아나톨리 크리보노즈코 중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군은 전했다.
올레슈추크 사령관은 해임되기 전 F-16 전투기 추락 원인을 상세히 조사하기 위해 미국 전문가들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26일 F-16이 추락한 이유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황이 어떤지, 누구의 책임인지 신중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 26일 F-16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올렉시 메스가 사망했고 29일 장례를 치렀다”고 공식 확인했다.
26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습을 가했던 날이다.
다만 WSJ은 초기 보고에서 이 전투기는 격추된 것이 아니라 조종사 실수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반면 CNN은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조종사의 실수가 이 사건의 원인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다음 목표에 접근하는 동안 전투기 중 하나와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나중에 전투기가 추락했고 조종사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위원회 소속 마랴나 베주흘라 의원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F-16 전투기가 ‘부대 간의 불일치’로 미국 방공망인 패트리엇에 격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올레슈추크 사령관은 베주흘라 의원의 발언이 미국 군수업체 신뢰도와 공군 명예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이후 베주흘라 의원은 올레슈추크 사령관의 해임 소식이 발표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진실이 승리할 것”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F-16이 미국산 방공망 패트리엇에 맞았다는 주장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달 초 네덜란드로부터 F-16 전투기 6대를 처음으로 인도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러시아의 대공격에서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처음으로 F-16을 전투에 투입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는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은 조종사가 6명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