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 당시 의료진이 환자와 수술대를 붙잡고 끝까지 수술을 이어가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리아노보스티와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이날 오전 캄차카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당시 종양외과 전문의 류보프 찌쁠라코바와 다른 의료진들은 수술 도중 발생한 극심한 흔들림 속에서도 환자와 장비를 꼭 붙잡은 채 수술을 끝까지 이어갔다. 해당 장면은 캄차카 보건부 장관 올렉 멜리코프가 직접 수술실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주목을 모았다.
그는 “이런 용기야말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며, 의료진에 대한 국가 포상 절차를 지시했다.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집도의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미 복부가 개복 된 환자를 살리려면, 어떻게든 수술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흔들려도, 무슨 일이 있어도, 수술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밝혔다.
다른 외과 의사 야나 그보즈데바는 “5~6분 동안 계속 흔들렸다.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솔직히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수술대가 넘어지거나 환자가 떨어지는 것이 더 무서웠다”라며 “너무 강하게 흔들려 수술을 잠시 멈춰야 할 때도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보다, 끝나면 바로 수술을 시작할 생각뿐이었다. 시간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영웅적 행동이 아닌, 의사로서 당연한 본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됐고, 환자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카메라에 찍히진 않았지만, 산부인과나 다른 병원에서도 묵묵히 환자들을 지킨 의료진들을 꼭 포상해 주세요” “의사가 환자를 살리면 뭐하나? 푸틀러가 전쟁터로 내쫓아서 파리목숨보다 못하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지진은 캄차카 해안에서 관측된 사상 최대 규모(8.8)로 기록됐다. 최대 4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하며 세베로쿠릴스크시가 침수됐고, 해당 지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 달간 규모 7.5의 여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일본 동해안과 미국 알래스카·캘리포니아·오리건주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