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bassador at Large and Special Envoy to the Middle East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종전 평화 계획을 러시아와 협상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에 대해 “정신병에나 가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 폴리티코(POLITICO)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의 평화안은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을 좌초시킬 가능성을 만들었다.
EU 당국자들은 수개월 동안 벨기에에 주로 보관돼 있는 1400억 유로(약 206조 원)의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내년 초 자금 고갈 위험에 처해 있어 이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
EU의 관련 협상은 현재 극도로 민감한 상태에 있으며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대출하기 위한 정교한 법적 문구를 다듬는 단계다.
그러나 미국의 평화안에 러시아 동결 자산을 휴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재건 사업에 사용하고 미국이 이 활동에서 나오는 이익의 50%를 가져간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U 당국자들은, 위트코프 미 특사가 제시한 이 방안이 EU 27개국 정부가 대출안을 승인할 가능성을 무산시킬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정상들은 다음 달 주요 정상회의에서 이른바 ‘배상 대출’ 합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한 EU 고위당국자는 위트코프의 제안을 비웃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에 있는 자산을 해제할 권한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EU 회원국 당국자는 격한 욕설을 내뱉었으며 한 고위 EU 정치인은 “위트코프가 정신과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동결 러시아 자산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우크라이나의 동맹들이 풀기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다.
특히 자산이 대부분 벨기에의 ‘유로클리어’라는 결제기관에 보관된 때문에 러시아의 보복 위험이 벨기에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EU는 평화 협정이 체결된 뒤 러시아가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는 데 동의하는 경우에만 우크라이나가 대출을 상환하면 되는 방식으로 자산을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벨기에는 러시아가 자금을 되찾으려 시도할 경우 자신들이 재정적으로 책임을 떠안게 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계획에 소극적이었다.
EU 당국자들은 새로운 트럼프 제안이 벨기에를 설득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EU 회원국의 한 당국자는 미국 계획이 EU가 배상 대출을 추진하는 데 불리한 논거가 되어, 종전 이후 트럼프로부터 자산 해제를 압박받을 것이고 결국 유럽 납세자들이 러시아에 대한 상환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미국이 유럽에 있는 자산으로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발상이 “전형적인 트럼프”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평화안이 촉발한 우려가 유럽 각국 정부에서 크게 확산되면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 평화안을 우크라이나에 강요하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젤렌스키는 이날 독일·프랑스·영국 정상들과 통화하며 다음 조치를 조율하려 했다.
통화 후 공개된 성명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젤렌스키에게 “정의로운” 평화를 계속 지지한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유럽 국가들, 유럽연합 혹은 나토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합의도 유럽 파트너들의 승인 또는 동맹국들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