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대배심 배심원들이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포르노 스타에게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지 말도록 입막음하기 위해 지불한 돈의 부정 처리를 형사 기소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로써 미국 최초로 기소되는 전직 대통령이 됐으며 그에 대한 재판과 판결이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된 적은 없다. 이번 기소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유세과정에서 드러나 입막음 과정의 회계 부정에 대한 것이다.
트럼프는 또 현직 대통령으로 2020년 대선에 출마해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부정하면서 조작을 시도한 혐의와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나 아직 기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NYT는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수일 뒤 발표할 것이라면서 발표와 함께 트럼프를 기소한 앨빈 브랙 맨해튼 지검장이 트럼프에게 출두를 요청할 예정이며 이후 절차는 현재로선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대배심 회의 직전에 3명의 트럼프 수사 검사들이 회의장 건물로 들어갔으며 그중 1명은 형법 사본이라는 색인지가 붙은 서류를 들고 있었다. 대배심 배심원들에게 투표 직전 법률을 낭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시간 뒤 검사들이 법원 서기 사무실 뒷문으로 기소과정에 착수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조지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재임시 기밀 문서를 무단 유출한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면서 맨해튼 대배심의 기소 결정으로 이들 사건 기소도 쉽게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기소 결정에도 이미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출마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 헌법에 대선 후보 자격으로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탄핵 또는 기소됐던 공직자의 경우 공직을 담당할 수 없으나 미 상원이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부결했다.
NYT는 트럼프가 기소된 상태에서 당선될 경우 기소가 중지됨에 따라 대통령직 수행과 관련한 여러 복잡한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경 기자>
관련기사싸움닭 트럼프,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50년간 소송전
트럼프, 21일 검찰 체포된다”…포르노배우 성관계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