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배포가 시작됐지만 접종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연방 당국은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에게 접종 마치겠다고 공언했지만 3일 현재 백신을 접종한 미국인은 400만명을 겨우 넘은 정도다.
백신접종이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을 효과적으로 접종하기 위한 인프라와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연방 당국의 백신 배포는 순조롭게 진행된 반면, 각 주 정부와 지역 보건당국이 백신접종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요인은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과 거부감이다.
코로나 19 최일선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백신접종 최우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LA카운티에서도 40%에 달하는 의료진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보건 당국이 백신 접종량을 줄여서라도 백신 접종자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백신이 100을 놓아야 효과가 있다고 그것도 두 번에 나눠서 놔야 효과가 95%라고 발표한 게 엊그제인데, 이제 와서 50만 놔도 된다고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어차피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었는데 맞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확신을 심어줬다”고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보건당국은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다.
2차 접종으로 준비한 백신을 1차로 끌어다 쓰고 2차 접종분이 생산되면 2차 접종을 이어간다는 방법과,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백신 주사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포터랜치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때 최소한의 부작용이라도 감수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면 사람을 상대로 실험하는 것 같다”며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통상적인 임상 시험보다 일찍 임상을 마치고 긴급 사용을 승인한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도 감수하겠다는 건데 백신 접종량과 접종 기한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것은 역시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백신을 맞을 차례가 되면 바로 맞으려 했는데 더 심각히 고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