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zoneteen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핵심 천연가스 산업이 붕괴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의 파이프 라인을 통한 가스 수출이 가스 수출 실적이 유난히 나빴던 지난해보다도 50% 가량 줄었다.
파이프 라인을 통한 수출 이외에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차단할 움직임을 보인다. 액화천연가스 산업은 지난해 유일하게 활기가 있었던 분야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최대 시장이던 유럽을 잃었다. 값을 깍지 않고 대금도 적기에 지불하던 시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천연가스 공급을 유럽 압박 무기로 삼으면서 수십 년 동안 구축한 유럽 최대 에너지 공급국 지위를 노르웨이에 빼앗겼다.
천연가스에 비해 석유 수출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 비록 낮은 가격에 수출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하다.
천연가스 수출이 타격을 입은 것은 파이프 라인을 통한 수출에 주로 의존한 때문이다. 러시아는 선박으로 수출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 생산량이 미국, 카타르, 호주 보다 적다.
러시아가 잃은 천연가스 시장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러시아의 파이프 라인을 통한 유럽 천연가스 수출은 3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도 50% 이상 줄었다.
반면 중국과 튀르키예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 천연가스의 최대 수입국이다. 그러나 중국 수입량은 과거 유럽 수입량에 크게 못 미친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대러 의존을 줄이는 유럽의 전략이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 유럽은 줄어든 천연가스 대신 주로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늘려 대신하는 한편 수요를 줄이고 있다. EU에 따르면 지난 3월 가스 소비가 2017년~2022년 3월 평균 소비량보다 18% 줄었다.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던 지난해 겨울을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낸 덕분에 유럽 에너지 시장이 안정돼 있다. 전쟁 초기 급등했던 가스 가격이 지난해 8월 최고점 대비 거의 90% 떨어졌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수출하는 천연가스 가격도 억제되고 있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도 올 1분기 지난해보다 29% 감소한 39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수입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극 설비를 통해 액화천연가스 유럽 수출을 상당 폭 늘렸고 지난 2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지난달 회원국 및 유럽 에너지 회사들에게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최대 수입회사는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와 스페인의 나투르기다. 이 때문에 유럽의 액화천연가스 수입 제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반면 러시아 천연가스 없이 지내는데 익숙해진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천연가스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