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지거나 손상된다. 어느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뇌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대동맥질환, 안저출혈이 발생한다. 심부전 같은 심장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동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수도관이 오래되면 부식되고 녹이 스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하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은 서로 악순환을 반복하며 혈관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7일 설명했다.
그는 또 “고혈압은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흡연, 과음, 과식, 운동 부족 등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일찍, 더 심하게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고혈압 합병증 위험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혈관 노화로 생기는 고혈압, 즉 본태성 고혈압이다. 이때는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혈압약을 복용해 관리한다.
일부는 콩팥이나 부신 질환, 호르몬 이상으로 고혈압이 나타난다. 이는 이차성 고혈압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원인 질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대표적인 고혈압 합병증은 뇌경색, 뇌출혈 등 뇌졸중과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증, 실명, 신부전 등이다. 이들 질환은 직접 생명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이동재 교수는 “고혈압 합병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어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며 “고혈압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혈압 치료 핵심, 생활습관 교정
고혈압 환자의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고혈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주당 3~5회, 한번에 30분 정도, 땀이 살짝 나고 맥박수가 빨라질 만큼 조금 힘든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은 적게 먹고 고춧가루, 식초, 겨자, 참기름으로 양념을 바꾸는 것이 좋다. 국, 찌개, 라면의 국물은 남기는 게 낫다. 채식을 늘리고,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것이 좋다.
담배는 끊어야 한다. 절주도 도움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마다 고혈압약 효과·부작용 달라
고혈압약은 본인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류가 많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혈압약 복용 후 두통, 홍조, 어지럼증, 입맛이 없거나 기침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한다. 처음 혈압약을 복용할 때 기운이 없거나 가벼운 어지럼증, 발기부전 등이 나타날 수는 있다.
이동재 교수는 “고혈압약을 처음 복용할 때,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혈압약 복용 중 생활습관을 개선해 정상 혈압이 유지되면 주치의와 상의해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비약물요법만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어려우면 혈압약을 먹는 것이 좋다”며 “혈압약의 도움을 받아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혈관 손상을 막을 수 있고, 고혈압 합병증도 피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