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캐릭터 ‘포켓몬’이 그려진 트레이딩 카드 수집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관련 절도 사건 발생이 증가했다. ‘포켓몬 카드 광풍 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일본 내 대대적 ‘포켓몬 카드 절도’ 사건을 다루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도둑들이 시가 약 20만달러 상당의 포켓몬 카드 540장을 훔친 사건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포켓몬 카드 광풍’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트레이딩 카드를 제작·판매하는 포켓몬컴퍼니에 따르면 원래 가격은 5장에 200엔 정도다. 지난 3월 말까지 전 세계 약 529억장이 누적 판매됐다.
수많은 물량에도 트레이딩 카드에 대한 수요가 과열됐고, 희귀 카드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돼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에서 한 ‘초희귀’ 포켓몬 카드가 최종 525만달러에 낙찰됐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12일 구마모토현 트레이딩 카드 전문점에서 1장에 60만엔에 거래되는 희귀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를 포함해 시가총액 약 650만엔의 카드 600장 도난 사건을 보도하며, 올해에만 이와 같은 ‘상당한 규모의 포켓몬 카드 도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께 두 명의 남성이 도쿄에서 2660만엔 규모의 카드를 훔쳤다. 4월에는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라며 도쿄 한 가게에서 도난당한 115만엔 상당 카드 1500장을 전달하려던 한 남성이 현장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규모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한 사건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암벽 기술을 이용했다’며 건물 옥상에 밧줄을 묶고 벽을 타고 내려와 6층에 있는 가게 창문을 부수고 트레이딩 카드를 가져간 황당한 일도 보도됐다.
이러한 사건은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폭스뉴스는 애리조나 가게에서 판매 중인 500달러 상당의 포켓몬 카드를 훔친 두 남녀가 검거됐다. 5월에는 오하이오에서 현직 소방관이 월마트 내의 포켓몬 카드를 훔치다 체포돼 면직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한 전문가는 이러한 ‘트레이딩 카드’가 1장 당 상당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가볍고 운반하기 쉬워 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전문 매장에서는 카드가 보이는 유리 진열장에 고액에 거래되는 트레이딩 카드를 전시하고 있어 절도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