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가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이날 체코와 프랑스 매체는 체코계 프랑스 작가 밀란 쿤데라가 프랑스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29년 4월1일 체코 브르노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야나체크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2년 희곡 ‘열쇠의 주인들’을 시작으로 이듬해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을 출간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첫 작품은 1967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농담’이다. 소설은 다음해 프랑스어로 번역돼 세계적으로 읽혔다.
1963년 이래 체코의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한 그는 저서가 압수되고 집필과 강연 활동이 제한되는 등 외압에 시달리자 1975년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다.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다가 지난 2019년에서야 국적을 회복했다.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4년 출간됐다. 소설은 작은 술집에서 일하며 근근이 살던 젊은 테레자와 외과 의사 토마시를 중심으로 네 남녀의 생과 사랑의 모습, 그리고 오늘날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논한다.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는 물론 국내에서만 총판매량 100만부를 기록했다.
이후 고인은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이별’ 등의 작품을 썼고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 작가상, 컴먼웰스상, LA타임스 소설상 등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