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산업을 적극 육성하며 한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 현지에 한국 기업명을 도로명으로 쓰는 현상도 늘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법 등과 관련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현지에 직접 공장 투자와 증설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이 많아지자 각 공장 인근에 한국 기업명을 넣는 도로도 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는 가장 활발하게 한국 기업 유치에 나서 현대차·SK 등의 이름을 딴 도로를 속속 만들고 있다.
조지아주는 지난 20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서 운영 중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부지 인근 도로인 ‘스티브 레이놀즈 인더스트리얼 파크웨이'(Steve Reynolds Industrial Parkway)가 ‘SK블러바드'(SK Blvd.)로 변경했다. 블러바드는 도시 중심을 통과하는 주요 도로를 말한다.
잭슨카운티는 SKBA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도로명 바꿨다.
도로명과 함께 SKBA가 위치한 산업단지 이름도 ‘커머스 85 인더스트리얼 파크웨이'(Commerce 85 Industrial Parkway)에서 가칭 ‘SK 배터리 파크'(SK Battery Park)로 바뀐다. 올 하반기 중 SKBA로 향하는 85번 고속도로 출구에 표지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지아주 SKC 공장 근처에는 SKC 이름을 딴 ‘SKC 드라이브’도 있다. 조지아주에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이름을 딴 도로도 새로 생긴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정부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에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보조하는 전면도로로 ‘제네시스 드라이브'(Genesis Drive)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에는 삼성 이름을 딴 도로도 있다.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인근 도로 이름은 ‘삼성 하이웨이(Samsung Highway)’다.
삼성전자 신공장 부지와 기존 고속도로를 잇는 새 도로의 이름을 이같이 정하고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이 빌 그라벨 윌리엄슨 카운티장으로부터 직접 해당 도로 표지판을 전달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 중이며 고용 확대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LG전자의 앨라배마주 테네시 세탁기 공장에 진입하는 도로 이름도 ‘LG 하이웨이(LG Highway)’다.
앨라배마주의 현대자동차 공장 진입로는 ‘현대 블러바드'(Hyundai Boulevard)다. 2005년 현대차의 공장 준공을 기념해 명명한 도로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