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입시비리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조 전 장관이 “차라리 날 고문하라”며 반발했다.
10일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김민아)는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조민씨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조민씨의 공소시효는 이달 하순경 만료될 예정이었다.
조민씨는 2013년 6월경 조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허위 작성 자기소개서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로 작성되거나 위조된 증빙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조민씨는 서울대 의전원 서류전형에 합격했고, 검찰은 허위공문서 행사와 평가위원 입학사정 업무 방해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검찰은 조민씨가 정 전 교수와 공모해 2014년 6월 부산대 의전원에 ▲허위 작성 입학원서 및 자기소개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해 최종 합격했고, 부산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가 방해됐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앞선 정 전 교수 재판에서 일명 ‘7대 허위 스팩’이라고 불리는▲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동양대 보조연구원 허위 경력 ▲서울대 인턴 허위 경력 ▲KIST 인턴 허위 경력 ▲공주대 인턴 허위 경력 ▲단국대 인턴 허위 경력 ▲부산 호텔 인턴 허위 경력을 모두 유죄 판단한 바 있다.
조민씨는 최근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불복 소송을 취하하고 의사 면허를 반납했다. 이를 두고 입시비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은 진정한 반성이 있다면 기소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민씨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14일 불러 조사했다. 조민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았고, 혐의도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민씨는 입시비리 혐의의 단순 수혜자가 아니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기소유예가 아닌 정식 재판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태도도 고려 요소 중 하나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전 장관 부부는 항소심 재판에서 입시비리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17일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조민씨와 입시비리를 공모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공범이 될 정도로 (스팩들이) 허위라고 인식했는지 다시 한번 평가하고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생업에 종사하고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던 조 전 장관이 조민씨가 체험학습을 어디로 가서 무엇을 했는지 일거수일투족 알기는 어려웠다”며 “조민씨는 대학생 시절에 학교 근처에서 자취해 조 전 장관과 함께 살지도 않았다. 조민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할 무렵에는 경력 관련 자료 기재 활동 시점부터 길게는 6년이 흐른 뒤”라고 주장했다.
또 “공익인권법 인턴센터 (서류와) 조민씨의 실제 행동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조민씨가 일정한 활동을 하고 조 전 장관이 이에 대해 평가해 인턴십 확인서 발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대 의전원 입시 당시 제출한 고교 이전 경력 사항인 단국대 의과학 연구소, 공주대 연구소, 서울대 인권법센터 서류는 평가되지 않았을 가능성 대단히 많다”며 일부 허위스팩은 업무를 방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법원이 아닌 외부에는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하고 있다”(지난달 23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특별히 검토할 내용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조민씨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기소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재판에 성실히 참석하고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 “차라리 옛날처럼,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서 고문하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검찰의 처분에 반발했다.
한편 연세대 대학원 입시비리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 아들 조원씨에 대한 처분은 이날 내려지지 않았다. 조원씨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형사 사건의 공범 혐의를 받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황이다.